노무현 대통령은 13일 "독일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가기 위해선 제도를 맞게 고치는 첫관문이 있고, 독일이 상임이사국으로 선택되는 두번째 관문이 있다"면서 "한국은 첫관문에 대해선 이해관계를 달리하나 독일이 첫 관문을 통과하면 두번째 관문에서는 돕겠다"고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를린 총리실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개편문제와 관련,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일본, 독일,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G4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상임이사국 증설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것이지만, 안보리 개혁 등 제도개선을 전제로 독일의 진출에 지지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일본지도자를 만나거나 일본에 갈 때 말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말하는게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관련, 독일 언론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 식민지로 삼은 과거사를 반성하지않고 영토분쟁과 역사왜곡을 하는 것에 대한 한국측의 반발 때문에 노 대통령이 이같은 유보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슈뢰더 총리는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추진에 대해 주변국가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 "어떤 국가든 자신의 밝거나 어두운 역사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독일의 경험에 비춰보면 자기의 예민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비판하다 보면친구를 잃는 것보다 얻게 된다. 이런 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중.일간 갈등과 관련, "지금 3국간의 여러 갈등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앞으로 노력해 해결하도록 하겠고, 평화로운 미래질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가겠다"고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슈뢰더 총리가 내년 1월에 한국을 공식 방문하기로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북핵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슈뢰더 총리는 양국이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정치.경제적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앞으로 이를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최근 양국 무역고가 급신장하는 것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양국간 투자 확대와 기술협력 강화를 희망하고 민간 차원의문화 교류 확대를 통한 이해증진을 강조한 뒤 "독일은 경제 뿐 아니라 분단된 나라의 통일에 이르기까지 한국에게 늘 모범이었다"면서 "EU(유럽연합) 통합을 모델삼아지역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슈뢰더 총리는 양국이 올해를 `독일 속의 한국의 해'로 선포하고 프랑크푸르트도서전시회와 베를린시의 아시아-태평양 주간에 한국이 중점국가로 선정된 일 등이양국 시민의 이해를 더 넓히고 관계를 돈독히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한국 대표팀의 플레이가 좋을수록 내년 독일 월드컵에 한국축구 팬이 많이 올 것"이라면서 "한국이 준결승전에 오르면 50만명, 결승에 오르면100만명의 한국 응원진이 독일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조복래 김재현기자.최병국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