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내우외환'

첫 노조설립 추진 무산에 노사 갈등 증폭
뉴욕진출 계획도 소매유통사 반대로 포기


세계 최대 소매유통 회사로 미국식 자본주의의 모범답안으로 평가 받는 월마트의 화려한 아성에 금이 가고 있다. 미국내 첫 노조설립 추진이 무산되면서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데다, 야심차게 추진해온 뉴욕시 진출 계획이 벽에 부딪히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노조설립을 추진하는 월마트 직원들이 지난 25일 노조설립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17대 1로 부결되자, 근로자들이 사측의 부당한 개입으로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투표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월마트는 미국에서만 120만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중국과 캐나다 법인을 제외하고는 노조가 없는 ‘무노조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캐나다 법인은 ‘무노조’경영전략을 고수하기 위해 오는 5월 폐쇄할 예정이다. 이번 투표와 관련해 직원들은 “사측의 개입으로 노조설립에 찬성하는 직원은 이번 선거에 참석조차 하지 못한 반면 회사측은 노조설립을 지지하지 않는 직원을 투표에 참여 시키는 등 선거결과를 왜곡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크리스티 갤러거 월마트 대변인은 “직원들은 경영진과 마음을 터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제3자의 개입이 노사관계에 어떠한 이득도 주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노조설립을 허용치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월마트는 저임금, 여성차별 등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노조설립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노사간 갈등도 심화될 전망이다. 월마트는 또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시(市)에 진출하기 위해 부지물색과 앞으로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지난주 결국 계획을 포기했다. 뉴욕의 소규모 유통업체들이 월마트 진출시 무더기 도산을 우려해 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와 연합해 진출저지 운동을 거세게 벌였고, 시장선거를 앞두고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과 의회도 월마트 진출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앞으로 미국의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체인점을 늘려 나갈 계획이지만 지역 소상공인과 노동계의 반발로 신규 지점 확충은 수월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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