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홍콩은 禁書 천국”

홍콩을 여행하는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 정치적 금서(禁書) 구입 붐이 일고 있다.홍콩 명보는 25일 `만년의 저우언라이(晩年周恩來)` 등 중국 당국이 소지를 금한 서적들이 중국 관광객들의 주요 쇼핑 목록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저우언라이 전 총리와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갈등을 다룬 내용으로 공산당의 공식 입장과 달라 중국 당국이 금서로 정했다. 중국 관광객들은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최고 지도자들에 대한 분석서와 `제4세대 지도자의 비밀폭로`와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의 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콩 서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이 이들 책의 최근 판매 부수 70%를 구매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중국인들의 정치적 관심과 홍콩 출판계의 마케팅이 맞물린 결과다. 중국인 관광객은 사회계층으로 보아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다. 비교적 높은 정치적 관심에도 관련 서적을 구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 홍콩은 정치서적의 메카나 다름없다. 홍콩 출판계도 이 점에 착안해 중국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실시해 왔다. 서점들은 중국 정치 관련서들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하고 책값도 위안화로 지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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