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리스크에 채권시장도 약세


채권시장은 규제 리스크 때문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해외자본유입 규제 우려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관 자금도 이탈 움직임을 보이면서 연일 금리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10%포인트 급등한 3.60%를 기록했다. 지난 29일 이후 6거래일째 상승세다. 이에 따라 3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15일 3.05%로 사상최저치를 찍은 후 20일만에 0.55%포인트나 올랐다.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과 함께 정부의 해외자본유입 규제움직임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자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채권 값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유럽ㆍ일본의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이런 자금이 한국 등 이머징마켓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외국인의 채권 매집에 뒤이어 국내 기관들도 채권 매수에 동참하면서 채권 수익률이 사상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고 정부의 해외자본 규제 움직임까지 일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실제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당국자들이 해외자본 유입 규제책을 예고하면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마무리된 후 11월 중순께 본격적인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채권시장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중국에 이어 인도ㆍ호주가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오는 16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의 미국의 6,000억달러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오히려 국내에서는 규제 필요성을 키운 셈이다. 이처럼 최근들어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강세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글로벌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 국내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원화 강세 전망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하고 유입되는 장기투자자까지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5일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10년물은 4.53%로, 전일대비 0.03%포인트 오르는데 그치는 등 장기물은 선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보유채권 잔액(결제기준)은 지난 3일 현재 79조5,973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 말(74조6,229억원)에서 한달여 만에 5조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다만 최근 들어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는데 11월 일평균 순매수 규모는 3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10월일평균 순매수 3,1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정부규제가 성격상 해외자금의 유출입을 대상으로 하면서 장기에 비해 단기물 수급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기술적 추이와 절대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여전히 장기물에 대한 매력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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