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선물옵션투자로 큰 손해

「일반인앞에 고개숙인 기관투자가들」지난해 중반까지 선물·옵션매매를 통해 짭짤한 이익을 벌어들였던 증권사,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연말 주가 급등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를 대량으로 실시했던 일부 기관은 트레킹 에러로 투자원금의 8%이상을 손해본것으로 알려져 자금이 풍부한 기관투자가가 일반투자자보다 우월하다는 선물시장의 속설이 더이상 들어맞지 않게 됐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지난해 12월4일부터 선물·옵션만기일인 10일까지 일주일동안 콜, 풋 지수옵션을 동시에 파는 매도 스트레들(STRADDLE)전략을 사용했다가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46억원을 손해봤다. 이전략을 사용하면 주가가 일정범위안에 머물경우 투자액만큼을 벌지만 급등이나 급락시에는 투자원금의 몇배를 손해보게된다. 동양증권은 매매실패의 책임을 물어 당시 매매 담당자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증권등 당시 주가급등을 예상하지 못했던 기관투자가들도 12월물 만기일을 전후해 옵션 및 선물매매에서 10억~2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이와함께 중앙투신은 투신권 유일의 프로그램매매 전용펀드로 1,500억원어치이상을 거래하다 특정종목의 주가 급등으로 매매대상물인 주식묶음(현물바스켓)이 KOSPI200종목을 따라잡지 못하는 트레킹 에러가 발생, 100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 이같은 기관투자가의 손실과는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상당한 이익을 봤다. 12월물 만기전에 콜옵션투자로 일반인이 거둬들인 막대한 수익은 대부분 기관투자가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중 호되게 당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올들어서는 무리한 옵션매도나 프로그램 매매를 하지 않았다』며 『지난 14일 청산된 옵션1월물의 상품 가격이 고평가를 유지했고 선물시장에서 현선물간 베이시스가 유지된 것은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탓』이라고 말했다.【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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