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장쉬는 낙관파

제7보(146~193)


백46은 요다가 두터움을 중시하는 사람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현찰을 택한다면 이 수로는 가에 두어야 한다. 그 끝내기와 실전보 백46 가운데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가. 아마추어들은 유심히 보아둘 장면이다. 정답은 백46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기사 가운데서도 백46을 버리고 가를 선택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으니 논란의 여지가 약간 남는다. 검토실에서는 오래 전부터 반집 승부가 예견되고 있었다. 같은 반집이라도 프로들은 어느 편에 유리한 반집인가를 따진다. 이 바둑은 흑편에 유리한 반집이라는 얘기가 오가고 있었다. 흑75가 놓이기 전까지는 그러했는데…. 흑75는 실수. 참고도의 흑1로 두는 것이 최선이었다. 흑9까지가 외길인데 이 코스라면 흑이 반집 또는 1집 반을 확실히 이기는 계가였다. 실전은 백76이 기민하여 끝까지 숨막히는 살얼음 승부가 되었다. 바둑은 장쉬의 반집 승리로 끝났다. 기자들이 짓궂은 질문을 퍼부었다. “제1국에서도 행운의 반집 승리를 거두더니 이번에도 반집이군요. 다소 부끄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나요?” “천만에요. 요다 선생은 워낙 강해서 반집 승부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현저하게 따돌릴 수가 없으니까요.”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어서 괴롭지 않았나요?” “천만에요. 승부의 결과가 뻔히 보이는 바둑보다 훨씬 박진감이 있어서 도리어 유쾌했습니다.” “자신을 낙관파라고 보나요?” “그런 편입니다. 아참, 이러한 경향은 이즈미에게 배운 것 같아요.” 부인 고바야시 이즈미는 소문난 낙관파이다. 장쉬는 4대2로 본인방을 방어했다. 193수이하줄임 흑반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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