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100회 가량 경시대회가 열리고 이를 위해 투입되는 사교육비가 연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학력경시대회의 질 저하와 상업적 변질을 막기 위해 경시대회 주최 기관과 프로그램을 평가,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주최로 18일 열린 `학력경시대회 인증에 관한 공청회`에서 이영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선임연구원은 `학력경시대회 실태와 인증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학력경시대회를 위해 투입되는 사교육비는 학원수강료, 특별지도학습비, 참고도서구입비, 대회참가비 등으로 연간 초등학생 2,763억원, 중학생 2,308억원, 고등학생 1,868억원 등 6,939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경연대회를 위해 들이는 사교육비는 초등학생 1,220억원과 중학생 1,207억원, 고등학생 1,144억원을 합쳐 3,5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에만 대학이나 각 기관ㆍ단체가 주최한 경시대회가 하루 3.1회꼴로 총 1,131회 열렸고 2003학년도 대학입시의 경우 경시대회 입상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이 1만5,952명으로 4년제 대학 신입생 모집정원의 3.11%, 경시대회 참가자의 8.59%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를 위해 1조500여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또한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조사, 발표한 전체 사교육비 13조6,000억원의 10%에 육박하는 액수이다.
이영호 연구원은 “일부 경시대회 주최 기관의 상업주의적 접근이 경시대회 과잉ㆍ과열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며 “경시대회의 질을 높이고 상업주의적 대회를 배제하며 사부담 교육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인증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