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좌우명] 희망, 원칙, 그리고 포용

'희망, 원칙, 그리고 포용' 나의 좌우명은 남들이 보기에 그다지 특이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나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군사정권 시절,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는 실천 과정에서 나름대로 터득한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내가 '희망'이라는 표현을 자주 찾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절망'적인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이다. 억압의 골이 깊을수록 우리는 '희망'을 노래하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절망감을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 그 시대에 우리는 '원칙'을 강조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회피하거나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일일수록 원칙은 백 번을 강조해도 늘 부족하다는 인식이 필요했던 때이다. 마지막으로 '저항'은 냉철한 결단을 필요로 하는 만큼 필수적으로 예민하고 날카로운 심성을 갖기 쉽다. 그럴수록 서로가 반 보 정도만 물러서서 '포용'하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단결의 미덕'이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나의 좌우명은 동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이자 삶의 지표였으며, 우리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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