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환사채 발행 는다

엔론사태후 회사채등 통한 자금조달 어려워져엔론 사태 파문 이후 기업 투명성 문제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미 금융시장에서 전환사채(Convertible Bond)가 기업 유동성 확보의 가장 유용한 활로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특히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평가 실사가 엄격해져 기업들이 '부채' 문제에 대해 민감해지면서 보다 뚜렷해지고 있는 현상으로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곧 바로 자본금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전환사채는 사채(社債)로 발행되나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으며 가격이 변동하므로 가격상승의 이득이 있다. 업계는 미 기업들의 이 같은 전환사채의 발행 확대가 9.11테러 이후 주식시장이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증권자본시장 공동 수석 연구원인 마크 한토는 "미국 기업들이 자산과 부채를 대조하면서 가장 적절한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28일 25억 달러 상당의 전환사채를 시장에 내놓았다. 자사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유동성 문제까지 해결하려는 의도다. 패션업체인 갭도 최근 매출감소가 두드러지자 약 10억달러의 전환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포드자동차는 올 1월에 단일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무려 50억달러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물량 전부가 시장에서 곧바로 소화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유동성을 확충을 원하는 기업들과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잇속이 적절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전환사채 미 시장 규모는 총 5,500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전환사채 발행을 속속 계획하고 있어 시장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환사채 시장 팽창에 대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전환사채도 무담보채의 일종이기 때문에 기업 파산이나 증시 폭락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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