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ㆍ바이오기술(BT) 등 다양한 과학기술을 융ㆍ복합하는 창조경제는 미래 일자리 창출의 핵심입니다. 창조경제를 통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셀트리온은 새 정부의 모범 사례입니다."(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정부 부처 가운데 고용노동부만큼 현장을 중시하는 곳도 드물다. 부침을 거듭하는 노사 관계와 산적한 현안 사업장 등 어느 것 하나 현장과 관련을 맺지 않은 사안은 없다. 고용부 장관이 유독 다른 부처 수장에 비해 취임 직후부터 책상머리를 떠나 현장 행보에 열심인 까닭이다.
현장 행보 중에서도 취임 첫날의 행선지는 특히 상징적인 의미가 깊다. 고용부 장관의 취임 첫날 행보에는 앞으로 일자리 정책의 핵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방하남 신임 고용부 장관이 12일 첫 현장 방문지로 택한 곳은 바이오제약 업체인 셀트리온이었다. 셀트리온은 2002년 설립 후 생명공학기술과 의약품 제조를 융합한 바이오의약에 발 빠르게 투자해 커다란 성공을 이룬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셀트리온은 특히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를 출시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면서 2010년부터는 매년 40%를 웃도는 고용 증가율을 기록해왔다.
방 장관의 첫 방문지 선택이 새 정부의 핵심과제인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향한 고용부의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IT와 BT 등이 융합된 창조산업이 활성화돼야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방 장관은 "앞으로 더 많은 사업장을 발로 뛰면서 현장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직접 듣고 한 가지 한 가지씩 개선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조만간 부처 합동으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일자리 로드맵을 수립해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장관과 달리 이채필 전 장관의 취임 첫 화두는 '노사 관계 선진화'였다. 2011년 6월 취임한 이 전 장관은 첫 방문지로 하이닉스반도체를 택했다.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무분규 기록을 이어온 이 회사는 2011년 타임오프 시행 이후 별다른 노사 마찰 없이 노조 전임자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취임 첫 행보에서 노사 관계 선진화를 핵심 정책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라며 "타임오프와 함께 노사 관계 선진화의 한 축인 복수노조 제도가 취임 이듬해 도입돼 성공적으로 안착 중"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2010년 8월 취임한 박재완 전 장관은 후임 장관들과 달리 취임 직후 사업장이 아닌 대학을 찾았다. 안성에 있는 두원공과대를 방문해 취업준비생들을 만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난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던 이 시기에 박 전 장관은 취임 첫날 대학 캠퍼스 안에서 청년고용 촉진 의지를 새겼다.
이후 전국 각지의 대학들이 정부로부터 전문인력을 받는 청년고용센터를 만들었고 졸업 무렵에 실무능력을 쌓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청년취업아카데미도 신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