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한 지 57년 만에 가족 품으로

권익위, 현충원 묘비 이름 고쳐 유족 찾도록 해

한국전쟁 당시 순직했던 전사자가 그간 현충원의 묘비 이름과 군번이 달라 유가족을 찾지 못하다가 57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7일 호적상 이름과 집에서 불리던 이름이 서로 달라 한국전쟁 때 사망통지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사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유가족의 민원을 접수 받고, 국립현충원과 호국원에 안장되어 있는 전사자들의 인적사항을 모두 점검해 57년만에 전사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유가족이 57년간이나 전사자를 찾지 못했던 사연은 이렇다. 호적상 이름이 ‘박동호’였던 한국전쟁 전사자는 집에서는 ‘박명호’로 불렸다. 그는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1953년 8월 차량사고로 전사했다. 소속 부대장은 유가족인 모친에게 ‘박동호(호적상 이름)’로 사망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나 육군본부는 현충원에 통보하는 사망확인서와 안장확인서에 고인의 호적상 이름이 아닌 집에서 불리던 이름인 ‘박명호’로 기록해 놨다. 유가족들은 사망통보를 정식으로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현충원에서는 고인의 무덤을 찾을 수 없었던 것. 더구나 당시 사망확인서에는 이름뿐만 아니라 군번도 일곱 자리 숫자 중 한자리가 잘못 쓰였고, 소속 부대 숫자마저 오기(誤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의 모친은 1961년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인정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충원에 안장되어있는 고인의 인적 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유족은 57년 동안 분향조차 할 수 없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이름과 군번, 소속부대까지 오기를 하는 바람에 57년이나 고인의 유족들이 분향 한번 하지 못했는데, 이제서라도 해결돼 다행”이라면서 “한국전쟁 전사자 중 유족이 확인되지 않는 전사자가 아직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관련 자료들을 재검토해 유족을 찾아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