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비용 무조건 낮추는게 최선의 대안 아니다"

애덤 포크 美윌리엄스大총장
졸업생이 재학생 후원하는 세대간 지원시스템 운영 튼튼한 대학재정 이뤄내
포브스誌 美 대학평가서 2년 연속 최고대학에 뽑혀


"대학교육 비용을 무조건 낮추는 것이 최선의 대안은 아닙니다. 교육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지요. 세대 간 지원시스템을 마련해 대학재정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 최고의 인문대학으로 평가 받는 미국 윌리엄스대학(Williams College)의 애덤 포크 총장은 우리나라에서 '반값 등록금' 논쟁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에서도 대학교육 비용을 저렴하게 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학교육에 어떻게 투자하고 비용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어디까지나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결정될 부분"이라며 "다만 대학의 재정능력을 빼앗는 방식은 최선의 방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론 물리학자인 포크 총장은 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튼튼한 대학재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윌리엄스대학은 미국 포브스의 미국 대학평가에서 유수의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제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학생 수 2,000여명의 소규모 인문과학 전문 대학이다. 포크 총장은 윌리엄스대학이 안정된 재정상태를 유지하는 비결로 졸업생들이 재학생을 후원하는 '세대 간 지원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윌리엄스 인다우먼트(Williams Endowment)라는 기금을 통해 이전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며 "어떤 대학이든 외부의 보조금이나 기금 없이는 재정운영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윌리엄스대학 교육은 모든 소득계층의 학생들에게도 제공된다"며 "학교의 재정지원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도 교육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윌리엄스대학의 연간 학비(등록금ㆍ기숙사 비용 포함)는 5만5,000달러(약 6,000만원)로 미국 학교들 중에도 비싼 편이지만 15억달러 규모의 기금이 있기 때문에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장학금을 받고 있다. 윌리엄스대학은 인문과학을 중시한다. 포크 총장은 "윌리엄스대학의 강점은 학생과 교수가 긴밀하게 교류하고 폭넓고 깊이 있는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윌리엄스와 같은 인문과학 대학도 종합 대학을 능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문과학 예찬론자로 꼽힌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정책 입안자와 학생들은 직장을 구하기 위한 교육에 집중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인문과학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문제해결 능력, 외국문화 이해력 등의 재능을 배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가 되든 변호사가 되든 누구든지 대학에 다닐 때에는 인문과학을 심도 있게 공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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