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2009년 국내에도 탄소거래소가 설립된다. 증권선물거래소는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탄소거래소(가칭)’ 설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개설 준비에 나섰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탄소시장개설 준비단을 지난 13일 설치했으며 앞으로 관계법령 및 매매제도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측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추진 정책을 뒷받침하고 적정한 배출권 가격 형성과 활발한 거래를 위해 탄소거래소 개설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8월 대통령 산하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이른 시일 안에 탄소시장을 개설해 기업들에 온실가스 감축사업 실적을 발급하고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이를 의무 구매할 수 있도록 시장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이광수 증권선물거래소 탄소시장개설 준비단장은 “유럽과 미국에 이어 이젠 동북아시아 국가들도 앞 다투어 탄소배출권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2009년 이후엔 탄소배출권을 이용한 파생상품 개발도 가능해지는 만큼 탄소배출권을 또 하나의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탄소거래소가 개설되면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탄소배출권 역시 현물과 선물이 거래되고 거래회원제 운영, 호가, 가격제한폭 등의 매매제도도 갖춰진다. 거래소는 다음달 초 전문가를 초청해 ‘탄소거래소 개설 방향 및 시장 활성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탄소배출권 시장 개설 준비는 국내에서는 여전히 낯선 개념이지만 세계적 추세로 보면 사실 한발 늦은 셈이다. 미국 시카고기후거래소가 2003년 12월 세계 최초로 탄소거래소를 출범시킨 이후 탄소시장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매년 급팽창하고 있다. 2004년 5억달러에 그쳤던 전세계 탄소시장 규모는 지난해 300억달러로 2년 만에 60배나 늘었다. 세계은행은 오는 2010년엔 지난해의 5배 규모인 1,500억달러 규모로까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탄소시장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유럽이다. 전세계 탄소거래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유럽에너지거래소(영국), 유럽기후거래소(독일), 노르드 풀(노르웨이), 파워넥스트 카본(프랑스) 등이 탄소배출권 시장 패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는 중이다. 현재 운영되는 탄소거래소 9개 중 7개가 유럽에 있다. 유럽 밖에선 교토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은 미국이 시카고기후거래소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에 나섰고 일본ㆍ홍콩ㆍ뉴질랜드 등은 이미 탄소거래소 설립 추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