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의회 의장 “자국통화로 돌아가야”

유로존 회원국인 슬로바키아는 재정 위기가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도 닥친다면 유로화를 포기하고 자국통화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의회 의장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로존 회원국의 고위 인사가 자국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카르트 술리크 슬로바키아 의회 의장은 이날 현지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유럽의 구제금융 제도가 그리스와 아일랜드, 아마도 포르투갈까지는 통할 수 있겠지만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는 크게 도울 수 없을 것이라면서 “슬로바키아가 유로존 지도자들이 말하는 ‘플랜 B’를 믿지 말고 예전 통화인 코루나를 재도입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고 주장했다. 술리크 의장은 “슬로바키아는 너무 작은 나라여서 1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로존의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슬로바키아 사람들이 가꾸어온 가치를 보호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총선 결과 출범한 슬로바키아의 4개 중도우파 정당으로 구성된 연립정부에서 신생 자유연대당을 이끌고 있다. 이에 대해 이반 미클로스 슬로바키아 재무장관은 “어떤 선택도 받아들일 준비는 필요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유로화를 튼튼하게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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