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글로벌마켓 영업부 딜러들이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자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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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한국의 국가 부도 위험 지수가 크게 높아졌다. 한번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된데다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에 대한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68%포인트로 전날의 1.59%포인트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CDS프리미엄은 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일종의 신용파생상품으로 부도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료 성격을 지닌다. 외평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이 높아진다는 것은 한국의 부도 위험이 높아져 한국 정부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보험료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18일부터 오늘(19일) 오전까지 거의 변동이 없었으나 김 위원장 사망 보도 직후 급등했다"며 "투자자들이 상황을 지켜보느라 거래 자체가 없어 급등세는 일단 진정됐으나 다시 오를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채선물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공포감'에 빠진 외국인들이 '팔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국채선물 12월물은 전일보다 30틱 하락한 104.30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1만9,000여계약을 순매도 하면서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9월9일 1만9,531계약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다. 전날까지 꾸준히 국채선물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이 연말 포지션 청산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 사망이라는 악재가 터지자 기다렸다는 듯 물량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국채 시장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채권 전문가는 "과거 북한 리스크와 이번 김정일 사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후계구도의 불투명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국채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