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곡수매가를 또 올리면 쌀 재고가 누적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수곡가 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안종운 농림부 차관은 4일 인터뷰를 갖고, “오는 2004년 세계무역기구 쌀 재협상으로 개방 확대가 예견되는 상황에 대비하려면 추곡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차관은 “내년으로 다가온 WTO쌀 재협상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려면 4∼5배가량 벌어져 있는 국내외 쌀값 차이를 줄여서 우리 쌀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여야만 한다”며 “그래야만 우리 쌀이 외국 쌀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수매가를 동결하거나 올려주면 쌀 생산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게 되고 그러면 또다시 쌀 재고가 누적되는 악순환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며 “농민단체들과 대화를 계속해서 설득하고 국회에서 우리 농업이 처한 현실을 설명하고 정부안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차관은 또 논 농업 직불금 지급방식과 관련, “시장개방에 대비해서 규모화 영농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1㏊당 40만∼50만원으로 돼 있는 지급단가를 올려 모든 쌀 농가에 일괄적으로 증액된 논농업 직불금을 지급하기 보다는 2㏊까지로 묶여 있는 지급상한을 5㏊까지로 확대해서 경쟁력을 갖춘 규모화 농가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재고쌀 처리 방법에 대해서는 “대북지원과 주정용 등 가공용 원료사용을 포함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