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고용은 10년 전보다 도리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등의 매서운 추격으로 저가 출혈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급속히 둔화, ‘팔아도 남는 게 없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18일 내놓은 ‘산업총조사 잠정결과’를 보면 제조업체 수는 지난해 30만1,089개로 98년에 비해 8.9% 증가하며 5년간 연평균 1.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업체 수가 30만개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사자 5명 이상 제조업체 수는 11만2,710개로 지난 98년보다 41.7% 늘었으나 4명 이하 제조업체 수는 18만8,379개로 4.3% 줄어 중소기업의 퇴조현상을 반영했다.
제조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311만8,997명으로 환란 직후인 98년보다 13.7% 늘었으나 10년 전인 93년보다는 4.5%가 오히려 줄었다. 5인 이상 업체의 경우 종사자 수가 지난해 273만3,553명으로 98년에 비해 17.6% 증가했지만 93년보다는 5.3% 감소했고 4명 이하는 지난해 38만5,444명으로 98년보다 8.1% 급감했다.
특히 300인 이상 제조업체의 종사자 수는 지난해 62만8,000명으로 98년보다 8.4%나 급감했으며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1%로 5년 전에 비해 4.9%포인트 하락했다. 공장 자동화로 사람이 필요 없어진데다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유휴인력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나타냈다. 제조업 출하액은 지난해 693조1,100억원으로 98년보다 57.7%나 증가했으나 부가가치는 지난해 265조6,780억원으로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익성이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핵심부품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심한데다 중국의 무서운 추격으로 저가 출혈 수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유형자산은 지난해 272조5,320억원으로 98년보다 9.0% 증가, 연평균 1.7%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쳐 93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 13.5%에 크게 미달했다. 설비투자가 그만큼 위축됐음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