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한국시간) 압도적인 실력차를 보이며 PGA투어 6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궈낸 타이거 우즈가 WGC 아멕스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허퍼드셔(영국)=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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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한 주였습니다.”
PGA투어 6개 대회 연속 우승, 단일대회 5승, 통산 54승째, 3번째 시즌 최소 8승 이상(99년 8승, 2000년 9승) 달성, 무려 8타차 우승, 16번째 타이틀 방어 등의 대기록을 세운 타이거 우즈(31ㆍ미국).
여유 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의 소감은 짤막했다.
그는 샷이 순조롭게 됐던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는 뜻을 담아 “누구라도 볼을 잘 컨트롤할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도대체 그 ‘컨트롤 하는 법’을 파악하기 힘든 평범한 골퍼들 입장에서는 기가 질릴 뿐이다.
2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근교의 허퍼드셔 그로브 골프장(파71ㆍ7,120야드)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챔피언십(총상금 650만달러).
우즈는 기대대로 압도적인 우승으로 ‘골프황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는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보태며 합계 23언더파 261타를 기록, 애덤 스콧(호주)과 이안 폴터(잉글랜드)를 무려 8타차로 따돌렸다.
골프를 완벽하게 손안에 넣고 요리한 결과다. 우즈는 드라이빙 평균 거리 305.1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78.6%로 장타에 정확도까지 갖춘 드라이버 샷 솜씨를 뽐냈다. 더 놀라운 것은 아이언 샷의 정확도. 나흘동안 72개홀을 플레이하면서 파 온에 실패한 것이 단 7번으로 그린적중률이 90.3%에 달했다. 최종일 12번홀에서 벙커에 볼을 빠뜨리기 전까지 36개홀 연속 파 온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것도 핀까지 평균 7.2cm에 볼을 붙여 동반자들의 기를 죽였다. 나흘동안 보기는 3개뿐, 이글도 3개였고 버디는 20개였다.
준우승한 스콧은 우즈의 플레이를 두고 “경이적(phenomenal)”이라고 표현하며 “분명히 스윙의 도를 깨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즈가 나가지 않는 대회만 골라 나가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즈가 지난 7월 브리티시오픈부터 뷰익오픈, PGA챔피언십,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나가는 PGA투어 대회마다 트로피를 수집하고 있는 만큼 스콧의 말이 엄살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우즈가 3라운드 선두로 나서 우승까지 내달린 PGA투어 기록은 42개 대회 중 38승째로 늘었고 WGC대회도 총 12승(스트로크 플레이 10승 포함)으로 증가했다. 우승상금 130만 달러를 보태며 시즌 합계994만 달러를 기록, 상금왕도 사실상 예약했고 2년 연속 시즌 상금 1,000만 달러 돌파도 눈앞에 두는 등 기록을 꼽자면 끝이 없다.
그 중 뺄 수 없는 것이 1999년부터 2000년 사이 자신이 기록했던 6연승 기록을 다시 세우며 최근 타계한 바이런 넬슨의 11연승(1945년)에 도전할 발판을 하나 더 쌓았다는 것.
우즈는 “너무나 먼 길이라 아직 말할 때가 아니다”라면서도 바든 트로피를 포기하면서까지 향후 4주동안 휴식하며 컨디션조절을 하겠다고 밝혀 연승 기록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시즌 평균 최소타 기록자에게 주는 바든 트로피는 최소 60라운드를 치러야 받을 수 있으나 우즈는 현재 총 55라운드를 마쳐 2개 대회 이상 출전해야 자격이 된다. 그러나 우즈는 오는 11월3일 개막할 투어챔피언십에만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편 아멕스챔피언십에 출전했던 최경주(36ㆍ나이키골프)는 이븐파 71타로 최종라운드를 끝내 4라운드 합계 2언더파 282타로 공동3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