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 할 곳에 없는 털 머리카락 이식술로 치료

겨드랑이 털처럼 여성의 음모가 반드시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의학적으로 음모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능은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들은 무모증을 고민한다.결혼생활 15년째인 38세의 김모씨도 어렸을 때를 제외하곤 목욕탕에 가질 않았던 무모증 여성이다. 여중시절까지만 해도 남보다 성장이 떨어져 그러려니 했던 그녀의 자기위안은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그뒤로 남들과 어울려 목욕가는 것을 기피했다. 다행히 그녀의 남편은 무모증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무던하게 그녀를 대해줬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무거웠다. 남편의 사업이 조금이라도 삐걱거리면 혹시 자기탓인 것 같아 안절부절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몇올 나지 않은 솜털을 깎아 보기도 하고 발모제나 호르몬연고를 바르기도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그녀가 털을 심기로 한 것은 지난 겨울 남편 회사직원 가족들과 온천장에 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여자들끼리 삼삼오오 온천을 즐기는데 그녀만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빠졌던 것이다. 음모하면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우리 몸에 난 털중에 하나에 불과하다. 여성의 경우 음모는 초경을 맞는 12~13세부터 시작되어 17~18세때 완성된다. 무모증은 남성에게는 볼 수 없고 여성들에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남성호르몬 영향 때문이다. 이러한 무모증은 여성은 대부분 유전적인 영향으로 어머니나 할머니 등 모계를 살펴보면 잘 나타난다. 통계에 따르면 음모가 완전히 없는 여성은 100명중 1~2명꼴이다. 그러나 아주 음모가 빈약한 희소 음모증인 여성은 10명꼴로 의외로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여성들을 치료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겨드랑이나 머리카락을 이식하면 된다. 하지만 겨드랑이는 털의 양이 많지 않아 주로 뒷머리이 털이 있는 두피를 떼어내 한올한올 심는다. 무모증 여성에게 심는 털의 수는 대략 500~1,000개미만. 대머리에 비해 부위가 적고 이 정도라도 충분히 시각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무모증 이식술을 시행할 때는 음모의 모양을 검토한 다음 털의 특징을 살려 방향과 각도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구와 대음순 등 털의 방향이 생식기를 향해 방사상으로 누워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서 시술한다. 일단 이식한 털은 머리카락 이식때와 마찬가지로 한 번 빠지고 난뒤 4개월 정도가 되면 영구적인 음모가 나기 시작한다. 그녀의 의견을 반영해서 예쁜 역삼각형의 수림이 조성됐다. 치료후 그녀는 시술을 도왔던 간호사에게 『이제 비로소 완전한 성인이 된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02)977-3344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