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약화하고 수급마저 부족한 가운데 증시를 장악한 개인들의 ‘묻지마’식 테마투자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10일 증시에서 수산주들이 일제히 폭등했다. 이날 새벽 홍콩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수산물 소비가 늘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사조산업ㆍ동원수산ㆍ오양수산 등 주요 수산업체들이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한뉴팜ㆍ중앙바이오텍 등 AI 치료물질을 만들거나 백신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이날 덩달아 뛰었다. 반면 닭고기 관련주인 마니커는 1% 이상 하락했다. 이처럼 최근의 증시는 테마주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의 신뉴딜 정책에 따른 인프라ㆍ재생에너지 관련 오바마주, 한반도대운하 재추진에 따른 특수건설 등 대운하주들이 이미 한바탕 휩쓸고 간 상태다. 수입 쇠고기주를 비롯, 줄기세포주ㆍ태양광주ㆍ풍력주 등 갖가지 명칭의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테마주 광풍은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비중 급등과 관련이 크다. 이날 개인투자자 매매비중이 94%나 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진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코스피시장도 영향권에 들었는데 기관과 외국인이 후퇴하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올 초 40%대에서 이날은 62%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면서 테마주 열풍을 부채질하고 있다. 거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정부 정책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폭탄돌리기’ 위험 때문이다.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테마주의 속성상 거품이 꺼질 경우 뒤늦게 동참한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급등한 수산주만 해도 과거에도 AI 발생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왔다. 오바마주도 지난 6일 신뉴딜정책 공개에 따라 부각됐다 미국업체가 아닌 국내업체에는 수혜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에 크게 수그러들었다. 대운하주는 1년 내내 정부 당국자의 오락가락 암시에 휘둘리는 형편이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처럼 주가 하락이 과도한 상황에서는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테마에 따른 주가변동과 실질적 수혜를 구분해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