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자유로울 나라없다" 속속 가담

■ 전세계 비축유 방출
군사동맹 방불 공조체제 구축나서
유가상승세 쉽게 꺾이지는 않을듯

"고유가에 자유로울 나라없다" 속속 가담 ■ 전세계 비축유 방출군사동맹 방불 공조체제 구축나서유가상승세 쉽게 꺾이지는 않을듯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후폭풍에 대비해 전세계 각국이 비축유 방출 등 군사동맹을 방불케 하는 공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태풍 피해로 전력공급이 중단돼 멕시코만 주변에 집중된 미국의 석유생산 및 정제시설의 가동이 여의치 않은데다 피해복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국제석유시장에 일대 충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국의 공조가 단기적인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는 있어도 세계 석유수급 불안정성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끌어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카트리나 후폭풍 차단에 전세계 한마음=국제석유시장에서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효과가 하루 만에 끝나자 세계 각국이 기름값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영국은 비축유 방출에 적극 찬성하고 있으며 프랑스ㆍ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도 동조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 이어 전략비축유 규모 세계 2위인 일본 역시 1일 비축유 방출 추진의사를 밝혔다. 더욱이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베네수엘라까지 비축유 방출에 가담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아울러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중동 산유국은 오는 1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생산쿼터를 하루 50만배럴 늘리기로 잠정 결정했으며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시설을 모두 가동해 하루 150만배럴 가량 증산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전세계가 이처럼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초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카트리나의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유가가 급등, 국제석유시장이 쇼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멕시코만 연안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에는 대형 정유공장이 각각 24개, 18개나 몰려 있어 미국 석유제품 생산의 3분의1을 차지한다"며 "이곳의 피해가 클 경우 전세계 유가가 출렁이게 돼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나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가 고공행진 멈출까=카트리나의 영향으로 멕시코만 석유생산시설 중 90% 가량의 가동이 중단되고 정확한 피해상황이 집계되지 않아 불안감이 확산되자 미국의 비축유 방출 소식에도 불구하고 1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현물가격은 배럴당 1달러 가까이 올랐다. 북해산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역시 배럴당 0.14달러, 0.37달러씩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비축유 방출에 각국이 적극 참여하면서 8월31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장중 한때 갤런당 2.90달러까지 치솟았던 미국 휘발유 선물 가격은 1일 2.41달러까지 급락한 데 이어 2일 시간외거래에서는 2.34달러로 떨어져 일단 안정세를 되찾았다. 문제는 2~3일 내에 드러날 미국 석유생산 및 정제시설의 정확한 피해규모다. 수마의 상처가 클수록 유가는 요동칠 것으로 보이며 피해가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더라도 초고유가 기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은 "고유가는 세계 석유수급 불안정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며 "석유소비국의 비축유 방출 공조체제도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제시설에 타격이 크면 제품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비축유 방출로 유가를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입력시간 : 2005/09/02 18:50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