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아줌마부대
한은서 매일 새돈교환
한국은행은 정체불명의 아줌마 부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요즘 한은 본점 창구 문이 열리는 오전 9시30분만 되면 어김없이 평범한 옷을 입은 4~5명의 아줌마들이 들이닥친다.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모두 검정색 가방을 들고 온다는 것. 이들 아줌마들은 각자 가방에서 헌 돈 100만원 뭉치를 내밀어 새 돈으로 교환한 다음 쏜살같이 사라진다.
1년전부터 나타난 이 아줌마부대가 그동안 교환해 간 돈은 줄잡아 20억여원.
한은 관계자는 "당초 창구에서 1인당 300만원씩 새 돈을 교환해줬으나 이들 아줌마부대 때문에 올해 초 교환 한도를 100만원으로 못박았다"며 "한도 하향 조정 후에는 4~5명씩 나타나 각 100만원씩 바꿔가고, 어떤 때는 8~10명씩 몰려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만큼 새 돈을 만져볼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제를 당부해도 아랑곳 않고 매일 나타나고 있다"며 "사용처를 물어봐도 일체 대답을 하지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들의 정체가 기업에 '뇌물용 새 돈'을 공급하는 조직의 일용직 아줌마들이거나, '돈'을 신봉하는 특정 종교 집단의 신도들일 것으로 보면서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 듯 머리를 설래설래 흔들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입력시간 2000/11/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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