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영국인 인질 앨런 헤닝의 참수 영상을 공개했다. 또 다음 차례로 미국 육군 특수부대원 출신 자원봉사자인 피터 캐식을 지목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IS는 3일(현지시간) 헤닝의 참수장면이 담긴 영상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렸다. 이에 따라 IS가 참수 영상을 공개한 희생자는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틀로프, 영국인 구호단체 직원 데이비드 헤인스에 이어 4명으로 늘었다.
이번 영상에서 복면을 한 IS 무장대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오바마, 당신은 샴스(시리아) 공습을 개시하면서 우리 국민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며 "그래서 당신 국민의 목을 계속 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IS는 또 다음에는 지난해부터 인질로 억류 중인 미국인 캐식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레바논으로 건너가 시리아 국경 인근 병원에서 의료보조원으로 일하다 IS에 붙잡혔다. 자원봉사원으로 일하기 전에는 미국 육군 특수부대원으로 2007년 이라크전에 참전한 경력이 있다.
추가 희생자가 나오자 서방국가들은 IS를 향한 비난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성명에서 "협력국을 비롯한 국제연합전선과 단결해 ISIL(IS의 옛 이름)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파괴할 수 있도록 결단력 있는 행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와중에 미국과 IS에 대한 공동대응을 약속한 터키와의 관계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말실수'로 삐걱거렸다. 바이든 부통령은 2일 미국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인 케네디스쿨에서 "시리아에서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 동맹"이라며 터키가 IS를 지원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발끈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은 4일 이스탄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에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자 바이든 부통령은 직접 에드로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동맹국들의 참여와 희생을 소중히 여긴다"며 서둘러 파문을 진화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