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관심 커지는 브라질 시장

경기 회복 조짐에 올들어 펀드 수익률 대폭 개선
"본격 반등은 시간 필요… 길게보고 투자해야"지적


브라질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외면받던 브라질 펀드와 국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당장 수익 기회를 잡기는 힘들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의 경상수지 적자 폭이 줄어들고 외국인 채권 순매수가 6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며 국내 투자자들이 브라질 투자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브라질 투자는 지난해 높은 금리와 절세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잦은 금리 변경과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매력을 잃은 바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 경기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힘입어 소비활동이 점진적으로 반등하고 있다"면서 "산업 활동 역시 바닥권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나타나 완만한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브라질 금융시장이 갈수록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나아지고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해 대비 크게 개선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브라질 주식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2.14%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1.99%)보다 양호하다.

'신한BNPP더드림브라질 자 1[주식](종류A)'이 올해 5.36%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고 '산은삼바브라질 자[주식]A'도 3.3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각각 -14.15%와 -12.26%였다. 지난해에는 중국 경기 둔화와 맞물리면서 하락 폭이 컸다.

증시 전문가들은 브라질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기간을 좀 더 여유 있게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브라질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속도가 더디고 단기간에 상승 이슈가 없어 본격적인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브라질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탄력적으로 나갈 이슈는 아직 없다"면서 "경기가 턴어라운드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확인하고 있는 걸 보면 올해 10월 대선이 끝난 후 내년 1·4분기부터 경기 회복 모멘텀이 증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에 대한 인기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국채는 토빈세 폐지로 절세 매력이 부각되면서 강남 슈퍼리치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최근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 수석매니저는 "브라질은 고금리 국가로 국채 표면 이자율만 10% 정도 되고 금리·환차익이 전액 비과세되면서 종합과세에 민감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불안 요인이었던 헤알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최근 문의가 부쩍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실제 브라질 외환시장에서 환율 안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외환 보유액이 증가하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규모가 커지면서 외환시장에서의 수급 구도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연초 헤알·달러 환율은 아르헨티나 사태로 2.44헤알까지 상승했지만 지난주 말에는 8.1% 하락한 2.24헤알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채권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김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테이퍼링 이슈가 나온 이후 환율 변동 폭이 멕시코 대비 네 배 이상 커지는 등 변동성이 크다"면서 "아무리 만기 시 높은 수익률을 향유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채권 보유기간 동안 환율 흐름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위기 발생 시 환차손으로 인해 수익률이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각 증권사들은 변동성이 높은 브라질 금융시장 특성상 단기물보다는 10년 이상 장기물을 중심으로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