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테러직후 새 은신처 도피

작년말 백악관내 논쟁으로 체포기회 놓쳐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이번 테러사건의 배후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한 가운데 빈 라덴은 테러발생 직후 새로운 은신처로 급히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군사조직에 대해 많은 첩보들을 가지고 있는 파키스탄 정보기관 소식통들은 빈 라덴은 새 은신처로 이동하며 자신의 행선지에 대해서 밝히기를 거부했으며, 미국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침묵했다고 전했다. 빈 라덴은 지난 98년 8월 케냐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로 미국이 아프간 동부에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종적을 감췄다가 올 2월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서 열린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며 대중 앞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었다. 미국은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지난해 10월 빈 라덴의 소재 첩보를 입수, 그를 체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으나 군사작전 실행을 놓고 백악관 내부에서 논쟁을 거듭하다 이를 놓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빈 라덴이 사건발생 전 수백만달러의 자금으로 주식, 외환을 선물계약해 테러 사건 후의 주가 하락 등으로 거액의 차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미-영 정보 당국 관계자는 빈 라덴이 선물 거래로 거액의 차익을 얻는 한편 유태계 자본에 타격을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중앙정보국(CIA)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자금 흐름을 알아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유태계 기업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도 이번 조사에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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