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4분기 이후가 적기"

“아파트 가격은 오는 3ㆍ4분기까지 조정을 받지만 장기적인 하락세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더구나 내년부터 모기지 제도가 도입된다는 점을 감안,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가 매수 타이밍이다” PB 등 은행 및 증권사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대해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으로 평가를 내린다. 금융, 주식 등의 다른 재테크 종목까지 아울러 부동산을 평가하기 때문.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 팀장 등 PB와 증권사의 부동산 전문가 4인은 올 하반기 부동산, 특히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강남의 아파트와 도로를 끼고 있는 지하철 역 인근의 3~4층의 근린상가 선호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집마련은 올 4ㆍ4분기가 적기 =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휴화산 상태`로 진단했다. 국세청의 두드려 잡기식 입회조사로 잠시 시장이 공백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 특히 4명 모두 지난해 `9ㆍ4 주택시장 안정조치`이후 `5ㆍ23주택가격 안정대책`까지 나온 각종 안정책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메리츠증권 오용헌 부동산금융팀장은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세제개편 방침은 `이상적`인 수준일 뿐 실제 법제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국세청과 검찰의 세무조사와 같은 직접적인 방법은 시행강도가 조금만 약해져도 약효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내년 정부가 실시하려는 모기지(장기주택마련대출)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주택시장에는 큰 호재라는 것. 집값의 일부만 우선 지급하고 연 5.7%선의 고정이자로 20~30년간 집값을 갚아 나가는 모기지가 도입된다면 올 상반기부터 주춤하고 있는 매수세가 다시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내집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은 지금부터 물건을 물색, 오는 4ㆍ4분기 이후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억제책의 무풍지대, 강남 = 전문가들은 강남지역의 아파트와 상가 등 부동산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수요층이 두텁다는 것. 임동하 하나은행 웰쓰메니저는 “아파트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이기 때문이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까지 대치동 인근 아파트 수요는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한가를 치고 있는 강남일대 근린상가 역시 마찬가지. 김지영 한미은행 로열플라자 압구정점 팀장은 “최근 거액 자산가들이 20억~30억원 짜리 3ㆍ4층 규모의 근린 상가 매입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 근린상가 가격은 부르는 게 가격일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1.5배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주식, 부동산대체 역부족 = 현재 주식이 상승초기국면이라는 분위기에도 불구 하고 주식의 부동산 대체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일단 부동산에 투자됐던 자금은 부동산시장을 떠나기 어렵다는 것. 김지영 팀장은 “아파트 등 부동산을 대량 보유하고 있던 고액 자산가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처분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주식에는 큰 관심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3~6개월 단기성 예금으로 보유하고 이 자산은 언제든지 다시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세금도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식지 않은 주요 이유다는 지적이다. 금융자산을 상속, 증여 하면 최고 50%의 세금을 물어야 하지만 부동산은 실거래가에 훨씬 못 미치는 공시지가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돈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반등 가능성 높다 = 현재 체력이 약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지 반등의 가능성은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메리츠증원 오용헌팀장은 “현재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태”라며 “정부의 의지가 조금만 약해져도 언제든지 반등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은행 김지영 팀장 역시 “실물경기가 계속 침체될 경우 부동산 억제책은 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값이 고평가 됐다는 의견 역시 지적됐다.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 임동하 웰쓰매니저는 “연소득수준이 3만5,000불 가량 되는 도쿄의 집값이 평당 2,000만원선임에 비해 서울의 집값은 높은 편”이라며 “현재 상태에서는 다소 과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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