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필] 퍼즐 맞추듯

鄭泰成(언론인)자, 이젠 IMF사태의 의미를 차분히 또 종합적으로 평가 할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부셔져 산개된 파편으로서가 아니라 그런 파편을 줏어모아 마치 퍼즐을 꿰어맞추듯 취합하여 IMF사태를 단면이 아닌 전체의 상으로 부감해야 할때가 온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럴 경황이 없었다. 돌출되는 위기에 개별적으로 대처하기에도 바빴다. IMF사태가 뿌려놓은 파편 위를 맨발로 피 흘리며 뛰어왔다고 말할수도 있겠다. 외환·금융위기, 국가신인문제, 기업몰락, 대량실업, 대불황등등이 그런 파편들이다. 그런 파편을 제거하는 작업은 불가불 개별적이며 때로는 넘치고 모자랄뿐 아니라 상호 배척적인 선택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부분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는 잘못을 범하게 만들었다. 현위치가 어디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들었다. 지표도 큰 도움을 못주고 있다. 어떤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다른것은 매우 비관적이다. 이런 혼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IMF사태의 의미를 단면으로만 그릴것이 아니라 한장의 그림으로 그려 볼 필요가 있다. 전체를 한자리에 모아놓고 그 뜻을 풀어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업도 반드시 단일화될 필요는 없다. 정부 기업 노조가 제각기 그림을 그리면 된다. 고매한 학식자의 그림을 배척할것도 없다. 길고 짧은 것은 나중에 견주면된다. 다만 이 그림에는 가치 기준과 관점은 다를 수 있지만 배척관계에 놓인 문제들에 관한 각자의 일관된 논리가 꼭 담겨야 한다. 예를 들면 기업구조조정과 실업의 배척관계가 그런것이다. 그중 하나만 말할 것이 아니라 둘을 합쳐서 정부 기업 노조가 각자의 논리를 펴야 한다. 정부와 시장의 역할 및 경계선도 각자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또 무엇을 해야한다고만 말할것이 아니라 그 비용과 고통에 관해서도 숨김없이 말해야 한다. 굳이 결정판을 서둘어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논쟁과 선택을 각자의 일관된 논리에따라 결판내자는 것일 뿐이다. IMF사태의 의미를 각자가 한장의 그림에 수납해야만 비로소 논리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앞뒤가 다르지 않은 일관된 논리를 서로 견주어야만 지금과 같은 동문서답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또 그래야만 어디로 갈것이며 갈 수 있는지의 여부가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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