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쌍용정유 인수가 오는 6월말께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그러나 쌍용정유의 지분 35%를 보유한 최대주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사가 쌍용정유의 경영권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혀 막판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쌍용정유의 경영권은 2대주주인 쌍용이 갖고있으며 지분구조에 변동이 생길 경우 아람코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쌍용그룹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30일 『쌍용측이 늦어도 6월말까지 쌍용정유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그동안의 진척상황으로 볼 때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SK㈜와 쌍용, 아람코 등 3사는 지난 3월12일 「SK㈜의 쌍용정유 인수」가 공식발표된 이후 꾸준히 협상을 진행, 매각대금·원유공급권 등에 대해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 관계자는 『쌍용정유 지분 28.4%의 매각대금을 놓고 SK㈜와 1,000억원안팎의 의견차이가 있지만 9,000억원선으로 모아지고 있다』며 『사실상 계약서 서명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도 『쌍용양회가 6월말까지 쌍용정유지분을 팔지 못할 경우 상반기 결산결과가 크게 악화돼 하반기이후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며 쌍용측의 다급한 처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아람코가 최근 쌍용정유의 경영권과 관련, 예상외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수주체인 SK㈜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K㈜는 현재의 쌍용정유처럼 2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람코측이 최근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아람코의 대리인역할을 하고있는 현재의 쌍용정유 최고경영진이 향후 협상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그러나 SK㈜는 아직 느긋한 모습이다. SK㈜ 김한경(金翰經)사장은 최근 『쌍용과 아람코가 몇가지 선결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선결조건의 내용 등은 협상이 진행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공장이 같은 울산단지내에 있는 등 쌍용정유 인수에 따른 매력은 많지않다』며 『인수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SK㈜가 이처럼 인수협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실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전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