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미국의 무력사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습이 인질 구출 작전의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아프간 남부에서 다국적군과 탈레반 간 무력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2일 공습으로 탈레반 100여명이 사망했다. 다국적군은 이에 대해 인질 사건과 관련이 없는 통상적인 대(對)탈레반 소탕작전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전선이 인질극이 펼쳐지고 있는 중부 가즈니주로 확대될 수도 있다.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남ㆍ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브리핑에서 수일 전“탈레반이 인질들을 석방하도록 모든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군사적 압력을 시사한 후 이 같은 공습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이 탈레반에 대한 대응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국적군이 인질이 납치된 가즈니 지역이 아니라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칸다하르의 탈레반 거점을 공격함으로써 인질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 탈레반을 압박하는 일종의 ‘외곽 때리기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존 캐스트라이트 국무부 부차관보도 앞서 아프가니스탄의 인접국인 파키스탄 정부에 알 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한 군사공격을 강화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직접 협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인질들의 추가 살해를 막고 교섭시간을 버는 데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향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군사작정의 필요성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탈레반이 인질을 추가 살해할 경우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이 즉각적으로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