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 나들이] 르노삼성 'QM5'

세련된 디자인·세단같은 승차감 자랑
곡선로에서도 쏠림 현상 적어
옵션많아 실내공간 좁은게 흠


지난 7일 강원도 평창에서 르노삼성자동차의 크로스오버차량 ‘QM5’를 만났다. 스포티하면서도 비교적 낮은 차고 때문에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QM5는 현존하는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뭉툭한 전면부는 바람을 가를 듯한 예리함이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유선형을 강조한 차체에서는 프랑스 특유의 감성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감각이 전해졌다. 이날 열린 시승행사는 평창에서 출발해 영동고속도로, 운두령 산길, 삼봉자연휴양림을 거쳐 양양으로 이어지는 총 123㎞ 구간에서 열렸다. 이틀 동안 눈이 내려 도로 곳곳에 눈이 쌓여 있고 길도 미끄러웠다. 최악의 도로 상황이었지만 QM5의 성능을 시험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2.0Dci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는 일반 도로 주행시 탁월한 성능을 발휘했다. 최대 150마력을 뿜어내는 이 엔진은 시속 140㎞ 이상의 속도에서도 넘치는 힘으로 질주본능을 자극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기존 SUV에서는 느끼기 힘든 안락한 승차감이었다. 고속으로 주행할 때는 마치 승용 세단을 탄 듯한 안정감이 느껴졌고 곡선 주로에서 핸들을 과감히 꺾어도 차체의 쏠림 현상이 기존 SUV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눈에 뒤덮인 오프로드에 접어들자 4륜구동 QM5의 진가가 더욱 빛났다. 미끄러운 곡선 주로에 시속 30㎞ 정도의 속력으로 진입했다.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QM5에 장착된 ‘올모드(속도와 지면 상태에 따라 적절한 힘을 4바퀴에 분배하는 시스템)’기능 덕분에 안전한 주행이 가능했다. 일반 도로에 들어서면서 운전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자 차 내부 인테리어로 눈길이 쏠렸다. 뒷좌석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겨울 하늘의 상쾌함을 그대로 전달했다. 센터페시아에는 우드를 적용해 세단 같은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심플한 디자인의 계기판에서는 ‘절제의 미학’이 느껴졌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적용된 보스오디오시스템에서 울려퍼지는 사운드는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의 박진감을 선물했다.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힘을 조화시키는 데 주력했다는 QM5. 감성적인 실내ㆍ외 디자인과 탁월한 성능에서는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고급 옵션을 장착하다 보니 실내공간이 다소 좁게 느껴지는 점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한자성어를 떠올리게 했다. 또한 지나친 최첨단 고급 옵션은 결국 만만치 않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실제 이날 시승차에 장착된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차의 가격은 3,000만원 중반을 훌쩍 넘어 투싼ㆍ스포티지 등 2,000㏄급 SUV들의 가격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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