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30일 활기에 넘쳤다.
이날 하루종일 확대 간부회의와 두건의 당.정 협의, 의원총회, 그리고 오후에열리는 의원 워크숍까지 5건의 크고 작은 모임이 잇따랐다. 분위기도 전과 달리 생동감이 넘쳤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당 지도부간 전날 만찬 회동의 영향이 컸다.
노 대통령이 당의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는 것이 당내의 전반적인 평가였다.
김근태(金槿泰) 의장은 의총 인사말에서 "한마디로 좋은 아침이다. 괜찮은 아침이다"면서 "오늘로 지방선거 이후 한달이 흘렀고 지난 한달은 참으로 고통스러웠지만 감히 말씀드리면 오늘부터 우리는 국민곁으로 간다"고 선언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오늘의 상황인식에 전적으로 인식을 같이했다"며 "87년 양김 분열로 암담했던 것, 90년 3당 합당으로 암담했던 것 생각해 보자는말도 있었고, 할말은 다하는 간담회였다"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세금 폭탄 얘기가 (국민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할수 없다"며 "중산층과 서민에 부담이 되고 있는 재산세와 거래세의 경감방안을 당정협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진전시켰다"고 보고했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대통령이 당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평가했다.
당내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처음처럼'은 소속의원 워크숍을 갖고 청와대 만찬회동에 대해 "아주 잘됐다고 본다"며 "특히 서민세금 부담 경감에 대해 환영한다"는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모임 대변인격인 조정식(趙正湜) 의원은 "앞으로 대통령과 당 의장이 자주 만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날 오후로 예정된 의원 워크숍의 주제도 선거 패인 분석에서 당의 활로 모색 쪽으로 급히 옮겨가는 분위기다.
한 핵심 관계자는 "더 이상 참패 원인 분석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다"며 "구체적정책을 가지고 민심에 다가갈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천편일률적인 환영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전번 회동과 크게 다를게 없다"고 평가절하하고, "12% 짜리 정당이 할 수 있는게 뭐가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탈당 안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한 호남의원은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해서 우리당이 여당이 아닌 건 아니지 않느냐"며 "탈당을 하는 것과 안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대통합을 위해서는 탈당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뉘앙스였다.
한편 `처음처럼'은 워크숍에서 언론과의 관계 재검토 의사를 밝히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모임 소속 최재성(崔宰誠) 의원은 향후 활동 계획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경제계,학계 등 전문가 그룹, 언론과의 심도있는 접촉을 통해 민심을 듣고 진로를 모색할것"이라며 "특히 언론의 성향을 구분하지 않고 자의적 판단에 따른 느낌을 지우고균형있게 만나서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여권의 대언론정책에 문제가 있었다"며 "친여, 반여매체를 구별해 호.불호를 표명해왔던 것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