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작년 순익 평균 300만원

51% "자금난"… 부채율 23%P 증가 한방 의료기기 전문벤처 메리디안은 올해 소폭의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내수는 신통치 못했지만 해외수출이 늘면서 매출이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동안 경영진을 뜬눈으로 지새게 만들었던 사업구조조정문제도 마무리 됐다. 이 회사 명현성(47) 사장은 “그런대로 살길이 보이지만, 회사 살림은 여전히 팍팍하다”고 말한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이후에야 숨통이 트일 것이란 예상이다. 대기업, 중소기업에 이어 우리 경제의 `제3 야전군`으로 자리잡은 벤처기업들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최근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벤처기업 5,79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 결과, 국내 벤처들은 내수 침체의 위기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국내 벤처업계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증가했지만 실적은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들의 2002년도 평균 매출액은 68억원. 전년도에 비해 19.2% 증가한 수치다. 2001년도(21.7%)에 비해 다소 둔화됐지만 중소기업(10.2%)이나 대기업(7.2%)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전년도(4.0%)에 비해 소폭 상승한 4.1%를 기록해 여전히 5% 아래를 맴돌았다. 이런 와중에도 제조분야의 영업이익률은 5.3%를 기록한 반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IT)분야는 0.5%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벤처업계의 당기 순이익 평균도 지난해 1억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급락했다. 불황을 이기기 위한 첫번째 전략은 역시 수출이었다. 전체 벤처기업의 절반인 45.1%가 해외에 진출하고 있었다. 진출지역에서는 생산시설이 집중되고 있는 중국(29.3%)이 미국(22.5%)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18.0%), 동남아(14.1%) 등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 업체와의 경쟁은 기술력에 대한 우리 벤처들의 자부심을 북돋았다. 조사기업의 50.8%가 `우리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업체당 연구개발(R&D) 인력은 평균 9.1명. 평균 종업원수가 37.5명인 것에 비추면 인력의 4분의 1(24.2%) 가량이 R&D 인력인 셈이다. 한편 고질적인 자금난은 여전히 벤처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통적인 벤처의 자금줄인 코스닥은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는데다 상장 요건도 점점 까다로워져 신규 진입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자금사정을 묻는 질문에 절반이상(50.5%)의 업체가 `어렵다`고 응답했고, 27.5%가 `보통`, 22.1%가 `좋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좋다 34.2%, 보통 46.2%) 보다 나빠진 것이다. 이들의 재무구조를 보면 자기자본 비율은 2001년도 45.8%에서 2002년도 42.3%로 낮아졌고 부채비율은 105.5%에서 128.2%로 높아졌다. 이로 인해 저금리 추세에도 불구하고 평균 금융비용은 지난해보다 800만원 늘어난 1억4,600만원으로 조사됐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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