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펀드, 상품자산 투자 바람

"중장기적으로 원유·금속등 가격 지속 상승"전망
세계최대 규모 캘퍼스도 5억弗 시험투자 결정
주식·채권중심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양화 포석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지니고 있는 연기금 펀드들이 변동성이 큰 상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원유ㆍ금속 등 국제상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기존의 주식ㆍ채권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연기금 펀드인 미국의 캘퍼스(CALPERsㆍ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가 원유ㆍ금속ㆍ농산물 등 상품자산에 투자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13인의 멤버로 구성된 캘퍼스 이사회는 이날 상품자산에 대한 5억달러의 파일럿투자(시험투자) 프로그램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클라크 맥킨니 캘퍼스 대변인은 "레버리지 효과가 없고 리스크가 낮은 상품선물 투자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퍼스는 운용 자산 2,080억달러로 그 동안 대부분의 투자자산을 주식이나 채권으로 한정해왔다. 상품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캘퍼스는 최근 들어 헤지펀드 등 리스크가 주식이나 채권 보다 상대적으로 큰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어 자산운용 전략이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롭 페크너 캘퍼스 이사회 의장은 "우리의 목표는 투자자산을 다양화하고 동시에 자원시장에서 장기간 수익을 내는 것"이라며 "상품자산은 캘퍼스의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기금 펀드들이 상품자산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영국 최대 연기금 펀드인 '헤르메스 연금 매니지먼트'와 2위인 '대학 노후 기금' 이 올들어 처음으로 상품자산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스위스의 '스위스 우체국 연금' 역시 투자자산의 다양화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6월 '펜실베니아 공립학교 교원 퇴직 연금'이 전체 운용자산 571억달러 가운데 5%를, '오하이오 공무원 퇴직 연금'이 전체 운용자산 645억달러 중 2,500만달러를 상품자산에 처음으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까지 급등하는 등 상품자산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자 연기금 펀드들이 주식과 채권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상품가격이 연 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향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4개 상품의 가격을 지수화한 골드만삭스상품지수(GSCI)는 올들어 15%나 하락, 각각 17%와 26%가 상승했던 2004년과 2005년과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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