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뒷주머니 역할을 해 온 각종 기금이 예산당국 및 국회의 통제권 내로 대부분 편입되고 기금 수도 현행 75개에서 55개로 통폐합된다.기금목적상 징수필요성이 사라질 경우 분담금 징수를 중단하는 일몰제가 도입돼 신설될 기금정책심의회에서 필요성 상실여부를 매년 심사하게 된다.
설치 목적을 벗어나 골프장, 콘도 등을 소유하고 있던 기금들은 일정기한내에 이를 모두 매각해야 한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금제도개선안을 의결하고 올 가을 정기국회에 관련법 개정안을 상정키로 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주무장관의 승인만으로 설치·운영이 가능한 기타 기금은 현재 38개에서 16개로 22개가 폐지되거나 공공기금으로 전환되는 반면 공공기금은 38개에서 39개로 늘어난다.
현행법상 공공기금은 설치·운영에 관해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며 결산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기금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는 셈이다.
특히 정부는 기금운용평가단과 기금정책심의회를 신설, 공공기금에 대한 실적평가를 매년 실시하고 운용계획·존폐여부 등을 심사하는 등 감시감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기금별로는 교통안전재형저축장려·염안정·국민투자기금 등 설치목적을 달성한 4개 기금이 폐지되고, 과학교육·기능장려기금 등 7개 기금은 일반회계 또는 특별회계로 흡수돼 모두 11개 기금이 없어진다.
재원의 대부분이 민간에 의해 조성되거나 민간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국립대병원·방송문화진흥·새마을국민기금 등 3개 기금은 민간으로 이관된다.
재경부 소관 공공자금관리기금과 국채관리기금, 과기부 산하 과학기술진흥·과학재단·과학기술문화기금 등 10개 유사기금은 4개로 통합운영된다.
이같은 기금 통폐합으로 전체 기금운영규모는 170조8,000억원에서 166조8,000억원으로, 조성규모는 277조6,000억원에서 271조3,000억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정부는 또 기금이 적자재정관리에 부담이 되거나 국민부담의 증가요인이 되지 않도록 기금사업을 핵심사업위주로 조정하고 기금부담금은 징수의 필요성을 상실한 경우 징수를 중단하는 일몰제를 도입하는 등 기금운영시스템도 크게 개선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획예산처 장관(위원장), 관련부처 차관, 기금관련단체대표 등이 참여하는 기금정책심의회를 설치, 점검·평가체계를 강화하고 관련법령 개정과정에서 기금설치요건을 크게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올 연말까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원연금 등 4대 연기금에 대한 개선방안을 해당부처별로 마련키로 했다. /최상길 기자 SK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