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언행 때문에 여권 주류가 난감해 하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하반기 국회의장이나 차기 당 대표, 이 전 사무총장은 경남도지사에 뜻이 있다. 모두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지가 필요한 자리다. 하지만 친이계는 두 사람이 구설과 독단적 행동을 일으킨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명진 스님과 설화(說話)를 겪기 전에는 국회의장과 당 대표 자리에 가장 가까웠던 안 원내대표다. 하지만 여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친이계 의원은 14일 “명진 스님일 전까지만 해도 안 원내대표가 둘 중에 골라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고 전했다.
그가 또 한 차례 친이계로부터 볼멘소리를 들었다. 지도부 의결이 필요한 원내대표 선거 날짜를 일방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안 원내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날짜를 감안해 5월3일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자”고 말했고 이를 대변인을 통해 전하게 했다. 선거일은 최고위가 의결한 뒤 대표가 공고하던 관행과 다소 어긋난다. 지도부의 한 인사는 “최고위원은 물론 당 대표가 기분 나쁠 수 있는 일”이라고 했고 정몽준 대표는 “선거일 등 구체적인 사항은 당 선관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남도지사 후보 경선을 앞둔 이 전 총장은 친이계로부터 ‘애물단지’ 소리를 듣는다. 친이계에서는 야당 후보 지지자들이 이 전 총장을 역선택한다고 걱정하기 때문.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며 도지사 직에 도전한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경남 출신의 한 의원은 “경남에서 민주당 성향이거나 반 한나라당 성향의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이방호를 찍는다. 그가 나와야 김두관이 해볼 만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나오는 이 전 총장의 지지도 일부는 허수”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장은 여론조사에서 이 전 장관에게 10%포인트가량 지지율이 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막판에 출마를 접고 공기업 등에서 경험을 더 쌓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