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붕괴 원치않아… 구제금융 지원 가능성 숙원인 국가통합 '속도'… 항공등 구조조정 요구할듯
입력 2009.11.27 17:39:09수정
2009.11.27 17:39:09
'아부다비는 과연 두바이를 구할 것인가.'
두바이가 글로벌 경제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주면서 부자이웃 아부다비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두바이가 아부다비의 지원을 받아 파산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 아부다비는 지난 2월 두바이가 발행한 국채 100억달러어치를 중앙은행을 통해 전량 인수했다. 두바이월드의 6개월 채무이행 중단 발표 3시간 전에도 아부다비는 두바이가 발행한 50억달러어치 채권을 2곳의 국영 시중은행을 통해 떠안았다.
아부다비가 두바이를 구제할 것으로 보는 데는 아부다비가 두바이와 한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이루고 있어 두바이 쇼크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두바이의 디폴트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아부다비 국채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포인트 뛴 것이 이를 증명한다.
두바이 소재 애널리스트인 이브라힘 카야트는 "아부다비는 두바이 금융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파스클 드보 BNP파리바 중동담당 애널리스트는 "아부다비가 두바이월드의 채무이행 중단 발표 직전에 50억달러를 지원했다는 것은 아부다비가 진행사항을 모두 알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아부다비가 마음만 먹는다면 두바이 구제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아부다비는 UAE의 면적 대부분을 차지하며 가장 영향력 있는 에미리트(부족국가)이면서 UAE에 매장된 석유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석유를 바탕으로 자산규모 6,000억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유가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아부다비는 자산운용에 여유가 생긴 상황이다. 하지만 공짜는 없는 법. 아부다비는 구제금융을 매개로 두바이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쟁관계에 있는 항공산업에서는 두바이가 많은 부분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두바이가 에미리트항공을 아부다비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유라시아그룹은 "두바이와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이 집중적인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적 노림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부다비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숙원인 국가통합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중동 내에서 확고한 우호세력이 필요한 미국의 이해와도 맞는다. 두바이는 이란의 핵보유에 대해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