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통화 2~3개로 재편 가능성"

"새로운 국제화 시대를 여는 데는 통화 통합이 주요 관건이 될 것이다"영국의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지가 최신호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리서치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경제 고문인 케네스 로고프 박사의 분석을 인용, 향후 국제 금융시스템이 직면하게 될 현안으로 외환시장 동향과 각국의 경상수지 불균형, 재정적자에 따른 정부 부채누적 등을 꼽았다. 다음은 향후 수십 년간 세계 경제가 주시해야 할 '요주의 사항'. ◇경상수지 불균형=경상적자는 당장 환율이나 성장 패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누적된 적자가 장래에 미치게 될 파장이다. 인구 고령화가 급진전되는 선진국들 입장에선 경상 흑자를 유지해 향후 쏟아져 나올 퇴직자에 대한 부양대책으로 삼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기 때문. 이를 위해 무역을 확대하고 자본시장 통합을 가속화해야 한다. ◇정부부채 누적=국제화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을 완화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심각한 수입원 제한 요인. 기업들이 낮은 세율을 쫓아 생산기지를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세제 시스템을 효율화하지 못해 정부 부채가 급속도로 누적된다면 자본과 노동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정부의 차입 능력과 환율 안정을 크게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국제 환율=외환시장에서 변동환율제도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엔/달러나 유로/달러 등 실제로 변동폭이 자유로운 몇몇 환율은 그 움직임을 설명하기나 향후 동향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 45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 통화 수는 약 2배로 늘어났지만, 앞으로는 통화간 통합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2~3개 핵심 통화로 재편이 이뤄질 것이다. ◇자본통제 어려움=단기자본 이동이 시장을 어지럽히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따르는 어려움을 간과할 수 없다. 우선 경제에서 금융 부문이 발달할수록 자본 통제는 점점 어려워지기 마련이며, 심각한 지배구조상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일부 국가들의 경우 자본 통제가 부정부패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IMF 지원에 따른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경제위기에 처한 국가에 대한 IMF 지원금이 사실상 '구제금융'역할을 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일부 확산되면서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 소위 'IMF 모럴 해저드' 이론. 경제위기국에 대해선 IMF가 구제금융을 내 줄 것이라는 확신으로 인해 채권자들이 신흥시장의 채무자에게 리스크를 감안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많은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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