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윈윈 협상… A+주고 싶다"

■ 김종훈-커틀러 대표 일문일답
섬유 현장검증제 도입은 우회수출 방지 장치


14개월여 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지휘해온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측 대표가 2일 브리핑에서 모두 ‘성공적 협상’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 서로 표현은 다르지만 김 대표는 협상 성적을 ‘수’로, 커틀러 대표는 ‘A+’에 빗대며 이번 협상 타결 결과에 크게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두 대표는 이번 협상이 ‘높은 수준‘의 협정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커틀러 대표=‘A+’를 주고 싶다. 굉장히 고품질이고 균형이 잘 잡힌 협정이다. 최첨단 내용이 담겼다. 지적재산권ㆍ전자상거래ㆍ경쟁정책에 대한 내용도 있다. 고품질 협정을 김종훈 대표와 맺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김 대표=커틀러 대표와 열심히 일했다. 나는 ‘수’를 주고 싶다. 한국은 경제 규모가 세계에서 빠지지 않는 10위 혹은 11위권이다. 이 같은 경제규모를 가진 국가가 맺는 FTA이니 만큼 그 자체로서 세계 교역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다. 전반적으로 협상 결과는 양측에게 이익이 되는 내용을 담았다고 자평한다. 다만 섬유 쪽에서는 미국 측에 상당한 정도의 섬유 산업의 민감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측 농업과 이것이 직접 연계된 사안은 아니었으나 우리가 농업의 민감성을 주장한 만큼 상대쪽의 민감성도 인정하면서 협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개성공단과 관련, 미국 측의 입장이 변한 것 같다. ▦커틀러 대표=오늘 타결된 한미 FTA 협정에는 역외 가공무역지대가 포함돼 있다. 우리는 한국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섬유 분야의 현장검증 기본권 침해소지를 안고 있는 것 아닌가. ▦김 대표=시장접근과는 무관하게 우회수출을 방지하기 위해 양국 관세당국간에 어떻게 협력할 것이냐는 질문으로 이해된다. 우회수출은 범죄행위다. 거기에 도주, 증거인멸 우려시 사전통보 없이 현장검사를 하도록 하자는 제의가 있었다. 이번 협정이 아니더라도 이미 우회수출 방지를 위한 국가간ㆍ관세당국간 협력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는 사안이다. -한국을 방문하면서 수 차례 “쇠고기 시장의 완전개방 없이 FTA는 안 된다”고 했는데. ▦커틀러 대표=쇠고기 검역은 FTA와 별도의 문제였다. 김 대표가 말한 것처럼 한미 FTA 틀 안에서 적절한 수준의 시장개방, 40% 관세를 15년 안에 철폐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리고 다음달이면 국제수역사무국에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과 이를 위험수준이 낮은 카테고리에 넣을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런 결정이 나오면 한국이 미국 쇠고기를 즉각 개방할지 주시할 것이다. 안전하다는 최종 승인을 받은 과정에서 우리가 다시 한국 시장에 진입할지를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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