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 자치 인정 이후 약 20년간 진행돼온 아랍민족과의 '동거 실험'이 흔들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국가 정체성을 기존의 '유대인국가이자 민주국가'에서 '유대민족의 국민국가'로 변경해 정의하는 법안(유대민족국가 기본법)을 23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해당 법안이 적용된다면 이스라엘 인구의 20.7%를 차지하는 아랍인은 사실상 국민으로서의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법안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뿐 아니라 이스라엘 내 아랍인들의 마찰이 급격히 고조되는 와중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해당 법안이 "민주주의와 유대인의 가치를 똑같이 하려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 등 중도성향 각료들은 법안이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며 각료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지만 법안 처리를 막지는 못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밖에 아랍계 주민이나 그 친척이 소요사태에 동참한 경우 해당 시민의 거주권과 복지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법안도 별도로 발의했다. 가디언은 "이 법 역시 인종차별주의적이며 팔레스타인과의 긴장만 악화시킬 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가자지구에서는 지난 8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휴전 합의 후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사망해 다시금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