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시장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4일 정부가 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 11월 30일부터 주민동의율을 80%로 낮추고 리모델링 조합도 시공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민 100% 동의를 받지 못해 사업추진이 난항을 겪어 왔던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아파트 재건축은 최고 40년이 지나야만 가능한데다 종 세분화에 따른 용적률 인하, 재건축 후분양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리모델링은 또 다른 투자대안이 되는 셈이다.
◇20년 이상 아파트 가능 = 재건축은 40년이 지나야 되지만 리모델링은 20년만 지나면 가능하다. 일반 건축물의 리모델링은
▲승강기ㆍ계단 및 주차시설
▲노인 및 장애인시설
▲외부 벽체 변경
▲통신ㆍ기계설비 및 화장실, 정화조, 우수처리시설 등에 한해 전체 건물 연면적의 10%까지 증축할 수 있다. 또 공동주택도
▲승강기 및 계단실
▲발코니ㆍ복도 및 각 가구
▲주차장 및 운동시설 등 부대복리시설 등의 증축이 가능하다.
리모델링 절차는 간단하다. 추진위원회를 구성, 80% 이상의 동의를 받은 후 반대 가구에 대해서는 매도청구를 하면 된다. 조합인가를 받은 후 건축심의 및 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간다. 평균 소요기간은 1년 6개월에서 2년이면 충분하다. 재건축이 5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 할 때 시간적으로 훨씬 경제적인 셈이다.
◇복도식 아파트 주목해야 = 면적증가 등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복도식 아파트에 주목해야 한다. 복도와 발코니 확장을 통해 전용면적이 5평 가량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구에서는 압구정 현대3차, 현대5차, 논현동 쌍용, 청담동 삼환, 수서동 삼익, 도곡동 도곡현대, 대치동 청실1ㆍ2차 등이 복도식 아파트다. 이중 현대3ㆍ5차는 리모델링 추진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송파구에서는 86년 완공 된 풍남동 토성현대, 가락공 현대5차, 풍림아파트, 송파동 반도, 문정동 시영, 신천동 장미아파트 등이 있고 서초구에는 잠원동 한신, 반포동 미도1ㆍ2차 등이 주목할 만한 복도식 아파트다.
◇리모델링 단지, 가격 강세 =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는 단지의 가격은 강세를 띠고 있다. 단지 단위로는 처음으로 리모델링 된 마포구 용강동 `용강시범아파트`는 지난 2001년 8월 창립총회 때 18평형의 시세는 6,500만∼7,000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 이후 가격이 상승, 현재 1억5,000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셈. 공시비용 5,000만원을 제하고도 2,000만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이다.
리모델링 추진 가능성이 높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사원아파트 32평형은 가격이 올랐다. 현재 호가가 6억3,000만원 선이다. 또 주민 동의를 받고 있는 압구정 한양 5ㆍ6차 35평형도 뜸하지만 호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고 올 11월 공사에 들어가는 방배동 궁전아파트 역시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2조 5,000억원 시장 =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03년 리모델링 시장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리모델링 시장은 16.3%가 성장, 총 12조5,000억원의 규모의 시장이 된다는 전망을 했다. 물론 공동주택보다는 일반건축물이 리모델링의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분석도 내 놓았다. 공동주택의 경우 아직까지 준공 후 발코니 확장 및 시스템 창호의 설치와 같은 옵션마켓 성격의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법 등이 개정돼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윤영선 박사는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그 동안 관련법 개정 등이 지연되면서 시장이 성장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주민동의율을 80% 낮추는 등의 법령 개정은 앞으로 리모델링 시장이 더울 커지는 여건을 마련한 셈이다”고 말했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