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새로운 시장 개척 잰걸음

시계·보일러 업체들 성수기·비수기 차이심해
보석·에어컨사업등 적극 진출 매출확대 나서

일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계절적 요인으로 비수기와 성수기 매출 차이가 심했던 시계 및 보일러 업체들이 신규 시장 창출에 나서며 매출 확대 노력을 대대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존 생산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이윤을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물시계 시장이 침체되면서 위기 의식을 가졌던 로만손은 최근 보석 사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로만손이 지난 2003년 내놓은 국산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J.estina)'가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출시 3년여만에 국내 시장에서 크리스털 명품브랜드 스와로브스키 등과 백화점 매출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이 제품은 감각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면서도 소비자에게는 부담되지 않은 가격대로 소재와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어 20~30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제이에스티나는 백화점 43개점, 면세점 1개점 등 총 55개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50여억원, 올해 매출 예상액은 310억여원이다. 또 로만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초반 4%대에서 올 상반기 48%로 높아졌으며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로만손은 이 여세를 몰아 고가 다이아몬드와 진주로 장식한 수백만원대 고급 주얼리 브랜드 '이에스 돈나(ES DONNA)'를 최근 내놓았으며 이를 통해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티파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다. 계절적 부침이 심했던 보일러 업계에서 일고 있는 변화의 바람도 거세다. 최근 사명을 '경동나비엔'으로 바꾼 경동보일러는 기존 난방기 사업 외에 냉방기, 공조, 홈네트워크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지난 3월 세계 에어컨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캐리어와 냉방사업에 관한 협력을 맺고 영업에 나섰으며 지금까지 7,000여대 판매했다. 김철병 경동나비엔 사장은 "겨울에는 콘덴싱 보일러를, 여름에는 에어컨을 판매할 수 있게 돼 연중 고른 매출을 올릴 수 있으며 특히 기존 대기업 에어컨 제품보다 15~20% 가량 싼 가격에 공급되는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또 홈 네트워크가 대세로 자리 잡는다고 보고 난방 중심의 홈 네트워크 시스템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이밖에 디지털도어록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귀뚜라미보일러는 '귀뚜라미 홈시스'라는 브랜드로 기존 제품보다 20~30% 싸게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냉방기 전문기업인 센추리 아산공장을, 올 6월에는 에어컨 및 공조 전문업체인 범양냉방공업까지 인수했다. 지난해 약 1만 5,000여대의 에어컨을 판매한 귀뚜라미는 전국 140여곳의 영업망과 100평 이상 대규모 전시장을 갖춘 10여곳의 '홈시스 마트'를 무기로 올해 총 4만대를 팔아 전체 매출에서 5%를 기여한다는 포부다. 롯데기공은 지난해 삼성광주전자에서 인수한 자동판매기 사업을 본격 가동하면서 커피와 캔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복합형 자판기ㆍ일회용품 자판기ㆍ담배자판기 등 신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한 관계자는 "내수 침체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기존 시장이 둔화되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계절적 요인이나 성수기와 비수기 차이로 인한 부침이 심한 업종의 경우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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