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은 23일 정기 주주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모회사인 현대상선 및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현대증권도 참여할 수 있다”며 “현대건설의 해외채권및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 등에 참여하면 회사 측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이날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3억주에서 6억주로 확대, 이사회 결의만으로 대규모 증자를 실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측은 “그룹의 인수 추진이 구체화된다면 계열사의 일원으로 다각적인 협조 방안을 강구하고 일정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원론적인 의미”이라면서 “증자를 전제로 현대건설 인수 참여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확대 해석이며 아직까지 현대건설 인수 참여를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현대상선의 건설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에 이어 현대증권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인수전 참여에 현대증권이 따라가는 것은 당연한 논리”라며 “다른 계열사의 자금력 만으로는 경쟁자인 현대중공업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금 가동력이 풍부한 현대증권이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현대건설 인수전 자체가 한층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 측의 현대상선 M&A 작업 역시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현대증권 노조는 이날 현대건설 출자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데다 일부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돼 증자과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편 현대증권 주가는 이날 전날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1.67%(200원) 오른 1만2,2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