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참았다" 시중자금 증시 대이동

기준금리 인하 한달 만에 MMF·CMA 등 13조 늘고
사모펀드에도 3조 몰려 코스피 11P↑2,100 눈앞


기준금리가 1%대로 접어든 지 한 달, 시중자금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다소 위험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내는 주식·펀드 등의 투자처로 자금을 옮기는 '머니 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이 글로벌 시장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떠오르더라도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들의 저금리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증시 관련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고객예탁금 규모가 기준금리 인하 전인 지난달 11일에 비해 13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MMF는 102조3,235억원에서 112조4,103억원으로 10조868억원, CMA는 46조7,835억원에서 48조1,124억원으로 1조3,289억원, 고객예탁금은 17조6,795억원에서 19조939억원으로 1조4,144억원 늘어 총 12조8,301억원이 증가했다. MMF와 CMA는 언제든지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증시 주변 자금으로, 고객예탁금은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으로 이미 주식시장으로 진입한 자금으로 분류된다.

증시 관련 자금이 불어나면서 국내 주식시장으로도 자금이 밀려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총 거래대금은 11조5,370억원으로 지난 2012년 9월14일 이후 2년7개월 만에 11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4,033억원으로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의 6조7,191억원에 비해 40%나 늘었다.

투자주체별 거래비중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은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46.46%에서 현재는 57.1%로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펀드시장에서는 사모펀드로 돈이 쏠리고 있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주로 고액자산가나 기관들로 금융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투자주체들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은 9일 기준 190조1,194억원으로 190조원대를 넘어섰다. 올 1·4분기에만 총 10조9,120억원이 늘어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위험·중수익 자산 투자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1%대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단기자금을 중심으로 시장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스마트머니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실상 예금만으로 자산을 축적하기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투자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다만 유행이나 흐름을 좇지 말고 철저히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16포인트(0.53%) 오른 2,098.92로 마감하며 지난해 7월30일 장중 최고점(2,093.08)도 뛰어넘었다. 지수는 2011년 8월2일(2,121.27) 이후 3년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7.37포인트(1.08%) 오른 689.39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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