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직전이었던 가전회사를 세계 일류 이동통신회사로 변모 시킨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회장과 파산 위기에 내몰린 애플사를 회생시킨 스티븐 잡스 회장에겐 공통점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파워 엘리트' 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불황 일수록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은 기업의 운명을 결정적으로 가른다. 미국의 GM과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선진 메이커들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신음하고 있는 사이 현대ㆍ기아차는 오히려 '아시아 빅4'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뚜렷한 비전을 추진력 있게 끌어간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 중심에는 양승석 현대자동차 사장이 있다. 양승석 사장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영위기를 맞아 다양한 전략을 구사, 위기를 기회와 도전으로 반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비용절감 ▦현장중심 개편 ▦저원가 고효율 제품 생산 등을 통해 현대차를 불황에 강한 생산 체제로 강화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양 사장은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지난 1월 말 최근 악화된 글로벌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그룹 임원들의 급여를 10% 자진 삭감하고 경상예산을 20% 이상 절감하는 등 초긴축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해외출장 시 단거리 노선에 대해 이코노미석을 의무 사용하도록 했으며 업무용 차량을 대폭 축소하고 배차기준도 강화했다. 그룹사 체육대회, 통상적 연례행사 등 문화행사와 불필요한 외부 용역 컨설팅 축소를 비롯해 에너지비용 20% 이상 절감 등을 위한 다양한 세부지침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현대차는 또 불황 극복의 열쇠가 현장에 있다고 판단, 판매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현장 중심 체제로 영업조직을 개편했다. 이로써 지난 2월 국내외를 포괄하는 글로벌 영업본부를 신설하고 그 밑에 국내를 포함한 주요 5개 지역(미주ㆍ유럽ㆍ아태ㆍ아중동ㆍ국내)을 관할하는 영업조직을 배치해 시장별 책임판매 체제를 구축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급감에 따라 생산량 감소로 대량생산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원가절감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열쇠. 양 사장은 대부분 설계 단계에서 80% 이상이 결정되는 만큼 원재료를 싸게 구입하는 것에서 공용화, 모듈화, 대체재 및 신공법 개발 등 전방위적인 원가혁신을 위해 원가 절감을 추진 중이다. 양승석 사장은 또 다양한 전술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의 가장 대표적인 난세의 전략은 뭐니뭐니 해도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글로벌 라이벌 업체들로 하여금 무릎을 치게 만든 공전의 히트작이다. 1963년 1월 이후 최악의 판매 감소(-37%)를 겪은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14% 성장이라는 경이로운 성적표를 받았다. 소비자가 차를 구입한지 1년 내에 실직 혹은 파산하게 되면 차를 되 사주는 공격적 판촉 프로그램 덕분이라는 찬사 속에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는 올해 '가장 뜬 브랜드'로 떠올랐다. 현대차는 대형 행사 후원이라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세계 2억 명의 시청자에게 생중계되는 슈퍼볼 광고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해 냈다. 지난 11년간 GM의 안방이었던 아카데미 시상식 자동차 부문 스폰서를 현대차가 따낸 것도 미국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의 위상을 당당히 각인시켰다. 현대차는 이제 '대형 세단'도 잘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 업그레이드를 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첫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에 이어 올해 말에는 초대형 세단 신형 에쿠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10여대의 차량을 미국에 보내 시장 반응을 점검하고 있으며 남양기술연구소에서는 미국 시장에 적합한 모델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지금 세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마의 5%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하반기 GM과 크라이슬러 등 미국 브랜드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현대차가 난세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외영업망 개편 매출증가 결실 지난 1월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막중한 책임을 그에게 맡겼다. 현대차 국내 및 해외영업 담당 사장으로 임명한 것. 양승석 사장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내외 기업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마케팅 역량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를 포괄하는 글로벌영업본부를 신설하고 마케팅 사업부와 영업기획사업부를 각각 신설 및 확대하는 등 영업 및 마케팅 관련 조직을 만들었다. 글로벌영업본부는 국내를 포함한 주요 5개 지역(미주사업부ㆍ유럽사업부ㆍ아태사업부ㆍ아중동사업부ㆍ국내영업본부)을 기준으로 영업실행 조직을 개편, 주요 시장별 책임판매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영업역량을 최적화했다. 이와 함께 신설된 마케팅사업부는 국내와 해외를 포함한 마케팅 전략의 수립 및 실행을 전담하여 글로벌 판매체제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여 효율적인 판매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한 기존 수출지원사업부를 확대 개편한 '영업기획사업부'는 국내외 생산 및 판매 사업계획 수립과 조정 업무 외에 해외 부문의 영업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영업본부의 성과는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들 가운데 미주, 유럽, 아태 사업부가 3년 내 밀리언 클럽(100만대 판매) 달성을 앞두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가장 시급하면서 핵심적인 부문의 일을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라면, 양승석 사장은 각 부문의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세우고 추진 결과를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라는 게 재계의 평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품질경영과 글로벌경영이라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현장에서 세심하게 구현한 양승석 사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He is 양승석 현대자동차 사장은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마친 뒤 197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면서 '현대'와 인연을 맺었다. 현대건설과 현대종합상사를 거쳐 1999년 현대차 구주팀장을 맡았으며 이후 현대차 동구지역본부, 폴란드판매법인, 터키생산법인, 북경현대유한공사, 인도생산법인 등을 거쳐 글로벌 근무 경력을 쌓았다. 이후 계열사인 현대제철, 다이모스, 글로비스 사장을 역임하며 현대ㆍ기아차 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시킨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에 근무할 때 2006년 10월 일관제철소를 지는 데 큰 공을 세워 현대제철이 종합철강회사로 기반을 다지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