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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14일] 국내유가 턱없이 비싼 이유
국제유가는 지난해 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으나 국내유가는 소폭 하락에 그쳐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국제유가는 지난 9일 현재 배럴당 51.99달러로 지난해 7월에 비해 60% 하락했으나 지난달 국내 휘발유 평균가는 1,553원으로 같은 기간 중 18.7%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름 값이 오를 때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찔금 내린 탓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1997년부터 2008년 11월까지 국제 휘발유 가격이 1원 오를 때마다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1원24전 올랐지만 1원 하락할 때는 92전 내리는 데 그쳤다.
이처럼 국내유가가 턱없이 비싼 이유는 고환율에다 과도한 세금 탓이 크다. 특히 휘발유에 붙는 전체 세금은 지난해 7월 리터당 832원이었으나 정부가 올 들어 유류세 10% 감면제도를 폐지하자 리터당 890원으로 올랐다. 여기에다 정부는 입법예고를 통해 휘발유 교통세를 리터당 15원 올리겠다고 밝혀 이달 말부터 유가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주행세 인하가 불가피해지자 교통세 인상으로 세수감소분을 메우려는 조치다. 또한 3월부터는 원유에 붙는 관세도 1%에서 3%로 올렸다. 이에 따라 휘발유 소비가에서 차지하는 유류세 비중은 지난해 7월 43%에서 올 4월 57%로 늘어났다. 독일을 제외하면 미국은 물론 일본ㆍ호주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석유업계도 휘발유 값 인하에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세전가격은 국제유가가 60% 떨어질 때 43%밖에 내리지 않았다.
정부는 유류세가 세수의 18%(25조원)나 차지하고 경기침체로 세수부족이 예상될 뿐더러 유가하락으로 기름 값 부담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물가와 구매력을 감안해 휘발유 가격을 환산한 결과 국내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네번째로 높았다. 한마디로 소득수준에 비해 휘발유 값이 지나치게 비싼 것이다. 정부는 유류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행 세수체계를 고쳐 유가인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기름 값에 최대한 방영될 수 있도록 연동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