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담합' 막는다

市, 조합이 자의적으로 내정 못하게 기준 마련
공사비 현금 대신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도 도입

오는 10월부터 공공관리자제도가 시행되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 절차와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구역별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서울 한남뉴타운 전경.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이 자의적 기준을 정해 사실상 시공사를 내정하는 이른바 '시공사 담합'이 원천 봉쇄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관리 시공자 선정기준'을 16일 고시해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재정비 조합은 서울시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 따라 건설사를 뽑아야 한다. 이번 선정기준을 살펴 보면 '제한경쟁' 방식으로 건설사를 선정하는 조합은 ▦도급한도액 ▦시공능력 ▦공사실적 ▦공동참여(컨소시엄) 허용 여부만을 제한 자격으로 둘 수 있다. 그동안에는 일부 조합이 제한경쟁 방식을 악용해 워크아웃 중인 건설사의 참여를 막는 등의 방법으로 건설사를 사실상 내정해왔다. 이 경우 제대로 된 시공사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조합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공사를 '일반경쟁'이나 '지명경쟁'으로 뽑을 때는 기존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일반경쟁은 입찰조건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으로 2개사 이상이 참여해야 하며 지명 경쟁은 5개 사 이상을 지명해 3개사 이상이 입찰에 참여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또한 시공사를 선정할 때 사업시행인가 된 설계도를 기준으로 입찰하도록 했다. 구체적 내용 없이 '3.3㎡당 얼마'하는 식으로 계약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입찰 전에 설계도면ㆍ시방서ㆍ물량내역서 등을 갖춰야 입찰 자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이후 설계변경이 되더라도 최초 건설사가 제시한 설계안과 자세한 비교를 할 수 있어 공사 단가 인상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각 재정비조합이 공사 대금을 현금 대신 현물(분양 아파트)로 줄 수 있는 방안도 제도화됐다. 최성태 서울시 공공관리과장은 "공사대금 지급 방식은 조합과 시공사 간 계약 조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며 "공공관리제가 도입되면 공사대금을 새로 지은 아파트로 지급하는 '지분제' 방식의 계약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조항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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