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새로움은 희망이어야 한다

마침내 새로운 정권이 출범했다. 새로움은 언제나 신선함과 희망을 뜻하기에 반갑고 설레는 일이다. 비록 어느 때 보다 혼란스러운 선거전으로 국민들을 무척이나 고통스럽게 했지만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그래서 역설적으로 더 큰지도 모르겠다. 그의 어릴적 삶처럼 무척이나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대통령에 당선됐기에 더더욱 멋지게 국정을 이끌어 나가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가득 깔려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조만간 시작될, 이 당선자에게 꼬리표처럼 붙어있는 BBK문제와 관련해 진행 예정인 특검 결과가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의 공언대로 전혀 무관함이 입증된다면 진정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으로서의 위상과 권위를 갖추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 당선자가 BBK의혹으로 국민들에게 ‘새 지도자 탄생’이라는 기쁨속에서도 여전히 우려와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그토록 비판해온 참여정부의 커다란 부정적 폐단 하나를 일단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게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국가 최고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아주 고통스런 가슴앓이다. 실상 참여정부 5년 내내 보여진 그런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염증을 보여왔다. 노무현 대통령의 “막가자는 거죠”, “대통령직 못해먹겠다” 등등의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숱한 언행들과 그에 따른 파문은 국민들을 무척이나 혼란스럽게 했다. 국가지도자가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보다는 심한 불평과 자포자기적 행위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많은 상처와 걱정을 안겨줬다. 대다수 국민들은 그래서 대통령의 행위에 늘 가슴 졸이고 안타까워해야 하는 정권이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을 보다 깊게 배려하고 걱정해주는 그런 따뜻하고 정감있는 정권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국민들에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최고의 관심사는 언제나 먹고 사는 문제다. 일자리 확보, 각 경제주체들의 활력 등과 같은 경제문제가 어느 수준으로만 해결된다면 사실 정치는 최고의 덕목을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4~5%정도의 성장률을 보여온 참여정부의 경제성적은 특히나 민생분야 쪽에서 혹평을 받고 있다. ‘경제제일주의’를 지향하는 이 당선자에 대한 지지도가 그래서 상대 후보들보다 월등했던 것이다. 17대 대통령선거의 밑바탕에 가장 크게 자리잡았던 것은 반(反)노무현 정서였다.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이 무척이나 컸기 때문이다. 국가지도자에 대한 걱정, 어려운 경제상황 등으로 국민들은 늘 답답하고 불안함을 느끼며 지내야 했다. 아집과 독선으로 국민들을 가르치려 한 오만함도 국민을 아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실망감의 가장 큰 요인은 단순히 경제문제나 대통령의 순화되지 못한 언행 등에 있던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들이 뒤엉켜 생산해낸 정서적 충격과 혼돈, 계층 간ㆍ경제주체 간 갈등 심화와 냉소적 분위기 확산 등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결국 국민들에게 진정 미래에 대한 희망,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부정적 기능을 낳았다. 존 F 케네디 미국 전 대통령, 마가렛 대처 영국 전 수상 등이 위대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과감하고 개혁적인 정책과 미래지향적인 결단 등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런 것들이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국가에 대한 사랑과 긍지를 되찾고 느끼게 해줬기 때문이다. 국가에 대해 참된 권위와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고 지도자를 진정으로 존경할 수 있다면 그 국가는 어떤 정치적ㆍ외교적ㆍ경제적 성과물에 이뤄진 것보다 더 희망차고 강력한 경쟁력과 위상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국가와 국민 활동의 부가가치 증대를 가속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생성하게 된다.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진정한 리더십은 그래서 절실하다. ‘국민을 섬기겠다’고 공언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그 역할을 정말 기대해도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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