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에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추천된 전광우 딜로이트컨설팅 회장이 27일 국제금융대사에 임명됨에 따라 우리금융 회장에는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이날 서류심사를 통과한 5명에 대한 면접을 마치고 박 사장과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최병길 금호생명 대표 등 3명을 후보로 뽑아 재경부에 관련 자료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접에서는 박 사장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은행 직원들은 “은행 내부를 잘 아는 인사가 선임돼 조직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여망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박 사장과 이 부행장, 최 대표 등으로 3명의 후보가 압축됐지만 사실상 박 사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최종 결정과정에서 청와대의 의사가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이 LG카드 사장 연임을 약속받고도 우리은행장에 도전장을 낸 것은 청와대나 금융당국 등과 사전 교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높은 점수를 받은 것도 이 같은 배경이 뒷받침된 게 아니냐”면서 “청와대 인사 검증과정에서도 이변이 없다면 박 사장이 우리은행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병원 전 재경부 제1차관이 우리금융 회장에 선임되고 우리은행장에도 외부 인사가 채워질 경우 정부나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는데다 내부의 열망을 무참히 짓밟는 처사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새로운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금융계 관계자는 “행추위 구성원들의 면면이나 성향이 공개되지 않고 면접절차도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정부나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많다”며 “누가 회장이나 행장이 되든 관치금융의 논란이 계속되는 등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박 사장은 오랫동안 우리은행장을 희망했고 지난 2004년 이헌재 당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과천 청사로 불렀을 때 우리은행장을 맡길 것을 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