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부동산 거품가능성"

집값 불안 재연·가계빚 부담 심화따른 부작용 경고
작년말 부채비율 50%로 美·英·日의 2배 넘어

‘8ㆍ31부동산대책’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던 주택 가격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으며 이 틈을 타고 주택 대출이 크게 늘면서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등 가계빚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보유세 부담 강화 등 부동산대책이 시행ㆍ추진 중인 가운데 한은이 ‘부동산 거품 가능성’을 직설적으로 거론함에 따라 정부의 추가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2일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이 재건축아파트와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주택시장 거품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월 중 아파트 값 상승률이 장기(1986~2005년) 월평균 상승률인 0.9%를 초과하는 지역의 비중이 1월 15.3%, 2월 21.4%, 3월 26.4%로 확대돼왔다. 보고서에서는 ‘(주택) 가격의 급격한 조정, 자원배분 왜곡, 소비심리 위축, 미래세대의 과도한 주택구입비 부담 등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가계의 금융자산이 8.0% 증가한 데 비해 금융부채는 11.2%나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 말 현재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50.4%로 처음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20~30%)의 거의 배 수준으로 가계의 빚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고서에서는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3.6%에 그쳐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4배로 전년의 1.3배보다 높아지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같이 가계소득보다 부채규모가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은행 대출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충격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은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고정금리 대출이 전체 대출의 2.2%에 그치는 등 우리나라 가계는 금리변동에 취약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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