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정매매·허위공시로 61억원 시세차익 1억 투자 3~5억씩 챙겨…코스닥기업 주가조작·주식갈취 23명 적발 코스닥 등록 기업의 주가를 조작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기고 회사 대표를 협박해 주식포기 각서를 받아내 회사를 통째로 삼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8일 코스닥에 등록된 환경업체 D사 회장 배모(49)씨, 감사 박모(46)씨, 재정관리부장 민모(37)씨등 7명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 특경가법상 배임 및 횡령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회사의 명목상 대표 김모(42)씨등 8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자금담당 상무 김모(36)씨 등 달아난 주가조작 공범4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이에 앞서 이 회사 투자자 경모(39)씨 등 2명은 공갈ㆍ횡령 등 혐의로 올 3월 구속됐고 2명은 불구속 입건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와 달아난 자금담당 상무 김씨 등은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식 통정매매(서로 짜고 주식을 매매하는 주가조작 방식), 허위공시, 내부자 거래 등의 수법으로 도합 61억7천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기고 회사 법인 계좌에서 37억3천만원을 인출해 주가조작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씨는 경씨 등 투자자들과 짜고 폭력배를 동원, 올 2월 중순 당시 회사대표 정모씨를 17시간 동안 감금 협박해 D사 주식 151만주(시가 70억원 상당)에 대한 포기각서를 받아 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주가조작 사건을 배후에서 총지휘한 배씨는 달아난 김씨에게 주가조작계획 수립과 회사 인수를 맡겼으며 작년 7월 D사 인수 후 정씨를 명목상 대표로, 김씨를 자금담당 상무로 임명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주가조작 전문가로 알려진 김씨는 작년 6월부터 전현직 증권사 직원 등 6명과 차명계좌 19개를 동원해 주가 조작 실무를 주도하다가 올 2월 자신이 관리하던 회사주식 중 45만주를 담보로 수십억원의 사채를 빌린 뒤 잠적했다. 조사결과 배씨 일당은 작년 6월초부터 11월 말까지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을 매집하면서 주가를 조금씩 지속적으로 상승시켜 일반 투자자들이 선호할만한 주가상승 패턴을 만들어 낸 뒤 공급계약 체결, 신약 개발 회사 투자 등 허위공시를 통해 주가를 급상승시키거나 주가 하락을 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 중 사채업자 등 투자자들은 대부분 1억원씩을 주가조작 자금으로 투자해 3억~5억원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으며 증권사 직원들은 차명계좌 관리 등의 대가로 1천만~2천만원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그 동안 금융당국이나 검찰이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하거나 수사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일선 경찰서가 자체적으로 주가조작 사건 인지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주가조작 사건은 은밀하고 교묘하게 이뤄져 배후 조종 인물까지는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비교적 이른 시점에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시작해 선량한 투자자들의 추가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입력시간 : 2005/06/08 07:38 • D사를 통해 본 주가조작 수법 • 주가조작 최초 일선경찰서 수사